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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화처리

춘화처리(vernalization, 春化處理)는 식물의 생육 일정 시기에 인위적으로 저온 또는 고온을 처리하여 꽃눈 분화와 개화를 유도·촉진하는 농업 및 식물생리학적 기술이다. 영어 명칭 vernalization은 라틴어 vernum(봄)에서 유래하였으며, 러시아의 농학자 트로핌 리센코(Trofim Lysenko)가 1928년 곡물 종자의 저온 처리 효과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면서 '야로비자치야(яровизация, yarovizatsiya)'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이후 이를 vernalization으로 번역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춘화처리는 크게 저온춘화와 고온춘화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월년생(월년생, 그해에 싹이 나서 이듬해에 열매를 맺는 식물) 장일식물은 0~10℃의 저온 처리가 유효하며, 이를 저온버날리제이션이라고 한다. 반대로 단일식물은 10~30℃의 고온 처리가 유효하며, 이를 고온버날리제이션이라고 한다. 저온춘화가 고온춘화보다 효과가 결정적인 경우가 많아, 춘화처리라고 하면 보통 저온춘화를 의미한다.

처리 시기에 따라서는 종자버날리제이션(최아종자 시기에 처리)과 녹체버날리제이션(본엽 1~3매의 어린 식물체 시기에 처리)으로 나뉜다. 추파맥류(가을에 파종하는 보리, 밀 등), 완두, 잠두 등은 종자춘화형 식물에 속하며, 양배추, 사리풀 등은 녹체춘화형 식물에 속한다.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 측면에서,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를 모델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저온 노출은 개화 억제 유전자인 FLC(Flowering Locus C)의 발현을 후성유전적으로 침묵시키는 과정을 통해 개화를 촉진한다. 장기간의 저온은 VERNALIZATION INSENSITIVE3(VIN3)의 발현을 유도하고, 이는 폴리콤 단백질 복합체와 상호작용하여 FLC 유전자자리의 히스톤 변형(히스톤 H3 라이신 27의 메틸화 등)을 통해 FLC 발현을 안정적으로 억제한다. 이렇게 확립된 후성유전적 상태는 저온이 사라진 후에도 유지되어 식물이 겨울을 '기억'할 수 있게 한다.

춘화처리는 농업 및 원예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추파맥류를 춘화처리하여 봄에 파종하면 정상적인 출수·개화가 가능해져 재배 가능 지역을 확대할 수 있다. 화훼 작물의 촉성재배(개화 시기를 앞당기는 재배)와 억제재배(개화 시기를 늦추는 재배)에도 널리 이용되며, 육종 과정에서 세대 단축을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저온처리 후 고온(약 35℃)에 노출하면 춘화처리 효과가 상실되는 현상을 이춘화(devernalization)라고 하며, 양파 재배 등에서 구근 비대를 유도하기 위해 역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춘화처리는 "농작물의 싹이나 씨를 고온 또는 저온으로 처리하여 발육에 변화를 주어 수확기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정의되며, 동의어로 미추린 농법, 야로비 농법, 야로비자치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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