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화된 인지 과학(Embodied cognitive science)은 지능적인 행동의 근간을 이루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제 간 연구 분야이다. 이 분야는 전통적인 인지과학이 마음을 두뇌 내부의 계산 과정(computationalism)으로 바라본 것과 달리, 인지 과정이 신체(몸)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는 관점을 취한다.
체화된 인지 과학은 세 가지 주요 방법론을 포함한다. 첫째, 정신과 신체를 단일 실체로 간주하여 심리적 및 생물학적 시스템을 전체론적으로 모델링하는 것이다. 둘째, 지능적인 행동의 일반적인 원리 집합을 형성하는 것이다. 셋째, 통제된 환경에서 로봇 에이전트를 실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분야는 체화된 철학(embodied philosophy)과 인지과학, 심리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 관련 연구 분야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주요 기여자로는 신경과학의 프란시스코 바렐라(Francisco Varela)와 제럴드 에덜먼(Gerald Edelman), 심리학의 엘리노어 로쉬(Eleanor Rosch)와 로렌스 바살루(Lawrence Barsalou), 언어학의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와 마크 존슨(Mark Johnson), 철학의 앤디 클라크(Andy Clark)와 에반 톰슨(Evan Thompson), 인공지능의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와 롤프 파이퍼(Rolf Pfeifer) 등이 있다.
체화된 인지 과학의 핵심 주장은 다음 세 가지 측면으로 요약된다. 첫째, 신체의 물리적 속성(예: 두 눈의 간격, 귀의 위치 등)이 인지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속성은 기호 조작 없이도 지각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인간의 개념 형성은 신체적 경험에 기반한 은유(예: '위/아래'와 같은 공간 개념이 '행복/슬픔' 같은 추상 개념의 기초가 됨)에 의존한다. 셋째, 국소 환경(예: PDA, 펜과 종이, 랜드마크 등)은 인지 과정의 실제 확장으로 간주되며, 에이전트는 환경을 활용하여 인지 기능을 수행한다.
이 분야의 학문적 기원은 1991년 바렐라, 톰슨, 로쉬가 공저한 『체화된 마음: 인지과학과 인간 경험』(The Embodied Mind: Cognitive Science and Human Experience)에서 본격적으로 제시되었다. 또한 1950년 앨런 튜링(Alan Turing)은 기계가 생각하고 말하기 위해 인간과 같은 몸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체화된 인지 과학은 전통적인 계산주의(computationalism) 인지 이론에 대한 대안으로서, 인공지능, 로봇공학, 신경과학, 언어학,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학문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