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의 기여》는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철학 저작이다. 원제는 독일어로 《Beiträge zur Philosophie (Vom Ereignis)》이며, 영역 제목은 《Contributions to Philosophy (Of the Event)》이다. 부제에 해당하는 "Vom Ereignis"는 "사건으로부터" 또는 "사건에 관하여"라는 의미를 지닌다.
하이데거는 이 저작을 1936년부터 1938년 사이에 사적으로 집필하였으나, 생전에는 출판하지 않았다. 이 책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독일에서 1989년에 출판되면서부터이며, 하이데거 사망 이후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따라서 이 저작은 하이데거의 후기 사유를 대표하는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으나, 학계에서 그 해석에 대한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저작은 하이데거의 대표작인 《존재와 시간》(1927) 이후 그의 사유에서 발생한 "전환"(die Kehre)을 반영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철학에의 기여》는 현존재(Dasein)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을 중심에 두었던 《존재와 시간》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존재 자체를 "사건"(das Ereignis)으로 사유하려는 시도를 보여 준다. 이러한 전환을 통해 하이데거는 존재의 역사적·개시적 성격, 곧 존재의 드러남(unconcealment)과 은폐(withdrawal)에 주목한다.
이 책의 구조는 전통적인 체계적 저작의 형식과는 크게 다르다. 하이데거는 이를 "이음"(Ge-fuge)이라고 부르는 구성 방식으로 서술하였으며, "예고"(Preview), "존재"(Beyng)라는 최종 부분, 그리고 "울림", "상호 작용", "도약", "정초", "미래의 자들", "마지막 신"이라는 여섯 개의 이음부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는 281개의 절로 구성되며, 내용은 파편적이고 함축적인 구절부터 정연하게 다듬어진 문단까지 다양한 형태를 띤다.
서술 내용상 이 책은 서양 역사에서 "첫 번째 시작"에서 "다른 시작"으로의 이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이해한다. 하이데거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어 형이상학의 발생으로 이어지고, 기독교를 거쳐 근대에 이르러 완성된 사유의 전통에서 벗어나 존재를 사건으로 경험하는 사유 방식을 모색한다. 또 이 책에서는 《예술작품의 기원》에서 소개된 대지와 세계의 개념을 바탕으로 "마지막 신"이라는 개념이 제시된다.
한국어 번역본은 이선일의 번역으로 새물결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저작에 대한 학술적 연구로는 다니엘라 발레가-노이(Daniela Vallega-Neu), 리처드 폴트(Richard Polt), 리처드 카포비앙코(Richard Capobianco) 등의 연구가 있으며, 하이데거 철학의 해석과 관련하여 다양한 학술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