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멜로디는 열차가 역에 도착하거나 역에서 출발할 때 재생되는 짧은 선율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영어권에서는 "Train melody" 또는 "Station jingle"로, 일본에서는 "역 멜로디(駅メロディ)" 또는 "발차 멜로디(発車メロディ)"로 불린다. "Train Melody"는 재플리시(和製英語)로서, 실제 영어권 철도 동호인들은 이 개념을 Melody보다는 Jingle이라는 표현으로 더 흔히 지칭한다.
개념과 분류
철도 멜로디는 크게 접근 멜로디(接近メロディ, 열차가 역에 접근하고 있음을 알리는 소리)와 발차 멜로디(発車メロディ, 열차가 역을 출발하려 함을 알리는 소리)로 구분된다. 이 외에도 방송 차임, 도착 멜로디, 환승 음악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발차 신호용으로 종이나 전자 벨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발차 벨(発車ベル)이라 하여 멜로디와 구분한다.
역사
철도 멜로디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역 멜로디의 시초는 1800년대 영국에서 종을 치며 도착이나 발차가 임박했음을 알리던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51년 기록에 따르면 구 일본국철(JNR) 호히 본선(豊肥本線)의 분고타케타역(豊後竹田駅)에서 발차 시 축음기 레코드를 통해 "고조노츠키(荒城の月)"를 재생한 것이 가장 이른 사례로 간주된다. 1971년 8월에는 게이한 전기철도(京阪電気鉄道)가 발차 멜로디를 도입하였으며, 1988년 JR 동일본이 지바역(千葉駅)에서 발차 벨을 폐지한 이후 1989년 신주쿠역과 시부야역에 야마하가 개발한 발차 멜로디를 도입하면서 발차 멜로디 개념이 도쿄 일대에서 널리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특징과 문화적 의미
일본에서는 발차 멜로디가 승객이 좌석에 앉아 출발하는 열차와 함께 이동할 때 안도감을 불러일으키도록 구성되는 반면, 접근 멜로디는 아침 통근자의 졸음을 깨우는 경계심을 유발하도록 구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철도 회사들은 열차의 역 체류 시간에 기반하여 이상적인 멜로디 길이를 약 7초로 설정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곡이 이 길이에 맞게 설계된다. 일본에서는 수백 개의 서로 다른 멜로디가 존재하며, 많은 역이나 노선이 각자의 고유한 선율을 사용한다.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지역과 관련된 노래나 지역 출신 작곡가의 곡, 해당 지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영화·TV 프로그램의 주제가를 사용하는 "고토치 발차 멜로디(ご当地発車メロディ)"가 확산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멜로디가 단순한 알림음 이상의 음악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독립된 "작품"으로서 취급되고, 이를 수집·감상하는 철도 동호인 문화("오토테츠"音鉄)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세계의 사례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도쿄, 오사카, 서울 등 여러 도시의 지하철 시스템이 열차 도착·출발을 짧은 멜로디나 징글로 표시한다. 덴마크의 DSB는 닐스 비고 벤트존이 작곡한 징글을 사용하며, 프랑스의 SNCF는 미카엘 부망딜이 작곡한 징글을 사용한다. 스위스 연방 철도는 회사명 약칭(SBB, CFF, FFS)에 대응하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징글을 사용한다.
대한민국의 사례
대한민국에서는 서울 지하철 1호선이 1974년 개통한 이후 경보음 형식의 진입 안내음이 사용되었다. 이후 서울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 대구도시철도 등 여러 도시철도 운영기관에서 출발 멜로디와 접근 멜로디를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역시 역에서 발차·종착 관련 멜로디를 사용해 왔으며, 과거에는 클래식 음악 편곡 등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서울 지하철의 환승 음악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클래식 음악으로 교체되기 시작한 바 있다.
비판과 논란
철도 멜로디에 대해서는 소음 공해 기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일부에서는 철도 당국의 승객에 대한 온정적·관료적 태도의 표현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일본의 JR 중앙(도카이도 신칸센 운영)은 승객의 마지막 순간 승차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발차 멜로디 사용을 금지하고 발차 벨만 사용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출발 멜로디의 사용은 승객이 열차에 뛰어드는 것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며, 이에 따라 열차 외부 스피커를 통한 승차 촉진음 도입 등 대체 방안이 모색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