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씨름대회(天下壯士 씨름大會)는 한국씨름연맹이 주최한 프로 씨름 대회로, 대한민국의 전통 민속 스포츠인 씨름을 근대적 스포츠로 정착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대회이다.
개최 배경과 역사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제5공화국 정부의 3S 정책(스포츠, 영화, 섹스)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1983년 새로 결성된 민속씨름협회가 KBS와 협력하여 제1회 대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프로 씨름 시대가 열렸다. 초기에는 '프로씨름'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나, 전통 기예에 영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에 따라 '민속씨름'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1983년부터 2004년까지 총 42회의 대회가 개최되었으며, 모든 경기는 KBS에서 생중계되었다.
체급 체계
대회 출범 당시 체급은 4개로 구분되었으며, 태백급(75kg 이하), 금강급(75kg 초과 85kg 이하), 한라급(85.1kg 이상 95kg 이하), 백두급(95.1kg 이상)으로 정해졌다. 여기에 체급 제한 없이 출전하는 천하장사전이 별도로 운영되었다. 이후 체급 체계가 조정되어 천하장사전(무제한), 백두장사전(140kg 이하), 한라장사전(100kg 이하), 금강장사전(90kg 이하), 태백장사전(80kg 이하), 소백장사전(72kg 이하) 및 단체전으로 개편되었다. 체급 명칭인 '백두', '한라', '금강', '태백'은 1983년 3월 한국씨름연맹이 신문과 방송 광고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이다.
주요 인물과 성과
제1회 대회에서는 450여 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약관의 나이였던 이만기가 초대 천하장사에 등극하였다. 이만기는 이후 천하장사 10회, 백두장사 18회, 한라장사 7회를 포함해 총 42회의 장사 타이틀을 획득하며 '모래판의 황제'로 불렸다. 이 밖에도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 '인간 기중기' 이봉걸, '모래판의 무법자' 강호동(백두장사 7회, 천하장사 5회) 등이 대회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상금과 인기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당시 스포츠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우승자에게 지급되는 상금 규모도 확대되어 한때 천하장사 우승 상금이 5,000만 원에 이르기도 하였다. 초기 씨름 대회에서는 우승자에게 황소를 주는 것이 상례였으나, 씨름의 프로화 이후 상품 대신 상금이 지급되었다.
쇠퇴와 이후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때 10개 이상이었던 프로 씨름팀이 잇따라 해체되면서 프로 씨름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4년 마지막 대회 이후에는 체급별 장사 대회만 치러졌으며, 한국씨름연맹과 대한씨름협회 간의 불협화음으로 KBS의 방송 중계도 중단되었다. 이후 대회는 대한씨름협회 민속씨름위원회가 주관하는 전국장사씨름대회로 운영 방향이 전환되었다. 최근에는 '천하장사씨름대축제'라는 명칭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씨름 대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예를 들어 2025년에는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최정상급 선수 490여 명이 참가한 대회가 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