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天池)는 백두산 정상에 위치한 칼데라호(화산호)이다. 중국어로는 톈치(天池), 영어로는 Heaven Lake라고 부르며, 만주어로는 타문(Tamun, ᡨᠠᠮᡠᠨ)이라고도 한다. 흑수(黑水)라는 별칭이 있다.
천지는 백두산의 상단부가 직경 약 5km, 깊이 약 850m의 거대한 칼데라로 함몰된 후, 그곳에 빗물과 융설수, 지하수가 고이면서 형성되었다. 이 칼데라는 969년(±20년) 경의 화산 분출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의 해발 고도는 약 2,189~2,257m이며, 면적은 약 9.165km²로 여의도 면적의 약 2배에 해당한다. 둘레는 약 14.4km, 평균 깊이는 약 213.43m, 최대 수심은 384m에 이른다. 수량은 약 19억 5,500만 m³로,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에서도 가장 깊은 호수이다. 표면 수온은 7월에 약 9.4℃이며, 내부 수온은 연중 약 4℃를 유지한다. 10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는 보통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다.
천지는 백두산의 최고봉인 장군봉(2,744m, 북한 명칭)을 비롯하여 망천후(2,712m), 백운봉(2,691m), 청석봉(2,664m) 등 해발 2,500m 이상의 16개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다. 천지의 물은 화구벽 북쪽의 달문(闥門)이라는 협곡을 통해 유일하게 빠져나가며, 이 물은 승사하(昇嗣河, 승차하라고도 함)를 따라 흐르다가 약 68m 높이의 비룡폭포(장백폭포)를 이루며 수직으로 떨어진다. 이 물줄기는 이후 송화강(松花江)의 발원이 된다. 한편 압록강과 두만강은 천지에서 직접 발원하는 것이 아니라 백두산 중턱 기슭에서 발원한다.
천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경을 이루고 있다. 1962년 체결된 조중 변계 조약(朝中邊界條約)에 따라 천지의 54.5%는 북한(량강도 삼지연시)에, 45.5%는 중국(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속한다. 대한민국에서 발행된 지도들은 천지를 둘러싸고 있는 북쪽 산마루를 이은 선을 국경으로 보아 천지 전체를 대한민국 영토로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생태 측면에서 천지는 원래 자연적으로는 물고기가 서식하지 않는 환경이었으나, 1960년 7월 북한 과학자들이 산천어(곤들매기)와 붕어를 방류하여 정착시켰다. 또한 2014년부터 빙어를 이식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2018년 성공했다고 로동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천지에서 호수 괴물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여러 차례 있었으나, 학계에서 입증된 바는 없다.
천지 주변의 기후는 고산 기후의 특성을 보이며, 1월 평균기온은 약 -24℃, 7월 평균기온은 약 10℃ 내외이다. 연평균 풍속은 초속 11.7m에 달하며, 강수량은 연간 약 1,400mm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