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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갑

천산갑(穿山甲)은 유린목(Pholidota)에 속하는 포유류인 천산갑류를 가리키는 말이자, 한의학에서 이 동물의 비늘을 약재로 사용할 때 부르는 명칭이다. 한자 '穿山甲'은 '산을 뚫는 갑옷'이라는 뜻으로, 땅을 파고 들어가는 습성과 단단한 비늘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이해된다.

천산갑류는 몸 전체가 케라틴 성분의 단단한 비늘로 덮여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비늘은 인간의 손톱이나 동물의 발톱과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위협을 받으면 몸을 둥글게 말아 비늘을 갑옷처럼 사용한다. 천산갑은 야행성 동물로, 잘 발달한 후각을 이용해 개미나 흰개미를 주식으로 삼는다. 긴 혀를 이용해 개미집을 파헤쳐 먹이를 섭취하는 습성이 있다.

천산갑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며, 크기는 종에 따라 30cm에서 1m까지 다양하다. 현재 살아있는 종은 천산갑과(Manidae)에 속하는 3속 8종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중국 남부와 대만 등지에 서식하는 귀천산갑(중국천산갑, Manis pentadactyla), 인도천산갑(Manis crassicaudata), 말레이천산갑(Manis javanica) 등이 있다.

한의학에서 천산갑은 전통적으로 어혈을 풀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며, 종기를 가라앉히고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약재로 분류되어 왔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전통 의학 문헌에도 관련 처방이 기록되어 있다. 다만 천산갑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는 동물이므로, 현재는 그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며 한의학계에서도 보호종 보전을 위해 대체 약재 사용을 권장하는 입장이다.

천산갑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거래되는 포유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고기와 비늘에 대한 수요,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귀천산갑(중국천산갑)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심각한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된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으나, 이는 추정에 불과하며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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