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문리산성(尺門里山城)은 대한민국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이백면 척문리 244번지에 위치한 삼국시대의 산성이다. 1981년 4월 1일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제52호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따라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재지정되었다.
위치와 지형
이 산성은 남원시에서 동북방으로 약 4.5km 지점, 요천(蓼川)과 백암천이 만나는 지역의 해발 160~170m 내외 산 정상부와 중복부에 걸쳐 있다. 성의 최고점은 해발 170m이며, 주변과의 비고(比高)는 약 50m이다. 산봉우리가 동쪽에서 뻗어내려 서남쪽을 향한 수구(水口)를 가진 골짜기를 감싸는 포곡식(包谷式) 석축 성곽이다. 바로 남쪽에는 초촌리 고분군이 있으며, 여원치로 가는 도로와 요천을 거슬러 장수 방면으로 가는 도로가 나뉘는 분기점에 위치한다.
규모와 구조
성의 둘레는 567m, 동서 길이는 182m, 남북 길이는 120m이며, 성내 면적은 약 15,523㎡에 이른다. 수구(水口) 면은 안으로 굽은 형태로 길이 21m, 높이 8m의 석축으로 쌓았다. 수구에서 서북 우각까지는 성벽을 이중으로 쌓고 그 사이에 공호(空濠, 물이 마른 못)를 설치하여 적의 침입을 어렵게 하였다. 요천강변 쪽은 급한 경사를 이루며 높이 9m의 견고한 성벽으로 축조되었다.
성내 구조로는 북변을 따라 너비 11~18m의 대지가 있으며 이는 상성(上城)에 해당한다. 동북변에는 북문지(北門址)가 있고 수구의 남문지와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남변은 돌로 쌓았으며 성 안에 너비 6~10m의 회랑도(回廊道)가 설치되었다. 성내 최고봉인 동남 우각에는 장수가 올라 지휘하던 평탄한 장대지(將臺址)가 남아 있다.
출토 유물과 성격
성내 수구의 통로 서쪽에는 너비 30m 내외의 평지가 있으며, 이곳에서 기와와 토기편이 다량 출토되었다. 토기류는 백제계 도질토기 또는 적색연질토기로, 세발접시(삼족배), 목이 밖으로 바라진 항아리(외반구호), 뚜껑이 있는 접시(개배), 아가리가 넓은 항아리(광구호), 직립호 등이 포함된다. 또한 삿무늬(승석문)가 찍힌 백제 기와가 다량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발굴조사에서는 백제시대 집수시설(集水施設)과 북문지가 새롭게 발견되었으며, 백제 사비기 행정구역인 5부(部) 5항(巷) 중 '상항'과 '중항' 관련 명문 및 관등명이 확인되었다. 이는 이 산성이 백제 사비기의 지방 거점 산성으로서 역사적 중요성을 지님을 보여주는 근거로 평가된다.
역사적 의의
척문리산성은 요천강 상류의 대평리산성 및 동쪽 장교리의 합민산성과 연결되어, 백제와 신라의 국경이 맞붙었던 중요한 방어 지점으로 여겨진다. 백제와 신라 간의 격전이 치열했던 지역으로 추정되며, 남원 지역 백제 지방 통치 체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참고 문헌
- 전영래, 『남원척문리산성조사보고서』, 전주시, 1981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척문리 산성」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 연합뉴스 보도 (2025년 3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