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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부용정

창덕궁 부용정(昌德宮 芙蓉亭)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창덕궁 후원의 대표적인 정자 건축물이다. 2012년 3월 2일 대한민국 보물 제1763호로 지정되었다.

'부용(芙蓉)'은 '연꽃'을 뜻하며, 부용정은 창덕궁 후원 초입에 조성된 방형(方形) 연못인 부용지(芙蓉池)의 남쪽 변에 자리 잡고 있다. 부용지는 동서 길이 34.5m, 남북 길이 29.4m의 장방형 연못으로, 가운데에는 직경 약 9m의 원형 인공섬이 조성되어 있다. 네모난 연못과 둥근 섬의 배치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동양적 세계관을 반영한 것이다.

부용정은 원래 조선 숙종 33년(1707)에 택수재(澤水齋)라는 이름으로 건립되었으며, 이후 정조 때에 고쳐 지으면서 부용정(芙蓉亭)으로 개칭되었다. 『동국여지비고』에는 "주합루 남쪽 연못가에 있다. 연못 안에 채색하고 비단 돛을 단 배가 있어, 정조 임금께서 꽃을 감상하고 고기를 낚던 곳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정조는 이곳에서 과거에 급제한 이들에게 주연을 베풀고 축하해 주었으며, 1795년 수원 화성을 다녀온 후에는 신하들과 함께 낚시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건축적 특징으로, 부용정의 평면은 정면 5칸, 측면 4칸, 배면 3칸의 누각으로, 연못 남쪽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 열 십(十)자 모양을 기본으로 구성되었다. 남동과 남서쪽에 반칸을 덧대어 소통을 원활히 하였으며, 남북 중심축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이 좌우대칭을 이룬다. 연못 안에는 2개의 팔각 석주를 세운 후 그 위에 가느다란 원기둥을 세우고 2익공(二翼工) 공포를 짜 올렸다. 지붕은 겹처마 팔작지붕의 단층이다. 외관은 북쪽이 간결하고 남쪽이 화려한 형식을 취하여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여준다. 난간은 평난간과 계자난간(鷄子欄干)을 두었으며, 북쪽 연못 부분의 난간은 다른 곳보다 한 단 높게 하여 변화를 주었다.

부용정 내부에는 네 개의 방이 배치되었으며, 배면의 방이 다른 방들보다 한 단계 높다. 기둥에는 이곳의 풍광을 읊은 시를 적은 주련(柱聯) 10개가 걸려 있다. 부용정 남쪽 언덕에는 3단의 화계(花階)를 설치하고 꽃과 수석을 배치하여 정원을 꾸몄으며, 북쪽 연못 너머로는 어수문(魚水門)과 주합루(宙合樓) 일곽이 조망된다.

부용정은 창덕궁 후원 초입에 천원지방의 조형 원리에 따라 조성된 부용지에 지은 마루식 정자로, 연못에 인접하여 자연의 선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하고 풍류를 통한 수양을 목적으로 한 한국 정자건축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된다. 십자형의 독특한 평면 형태, 공간 구성, 건물의 장식 등이 뛰어난 비례와 대비를 이루어 역사적·예술적·건축적으로 보존가치가 높다. 창덕궁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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