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의 종(러시아어: Царь-колокол, 차리 콜로콜)은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경내에 전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 종이다. '차르의 종'이라는 명칭은 러시아어의 '차르(Tsar, 황제)'와 '콜로콜(kolokol, 종)'의 합성어에서 유래하였다.
차르의 종의 규모는 높이 6.14m, 지름 6.6m, 두께 최대 61cm이며, 무게는 약 201,924kg(약 202톤)에 달한다. 표면에는 바로크 양식의 천사, 식물 문양, 성인들의 메달, 그리고 안나 이바노브나 황후와 차르 알렉세이의 부조 초상이 새겨져 있다.
종의 제작은 안나 이바노브나 황후의 명령에 따라 1733년부터 1735년까지 모스크바 출신의 주조 장인 이반 모토린(Ivan Motorin)과 그의 아들 미하일(Mikhail)에 의해 이루어졌다. 제작 과정에서는 기존 종의 잔해 외에도 은 525kg과 금 72kg이 합금에 추가되었다. 첫 주조 시도는 실패하였고, 이반 모토린이 1735년 8월에 사망한 뒤 그의 아들이 작업을 이어받아 1735년 11월 25일 두 번째 시도에서 주조가 성공하였다.
이 종은 완성된 이후 단 한 번도 울린 적이 없다. 1737년 5월 29일 크렘린에서 발생한 대화재로 인해 종을 지탱하던 목조 구조물이 불에 탔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냉수가 쏟아져 종에 11개의 균열이 발생하고 약 11,500kg(약 10,432.6kg으로 기록되기도 함)에 달하는 거대한 조각이 떨어져 나갔다. 이후 종은 주조 구덩이에 거의 한 세기 동안 남아 있었다가, 1836년 프랑스 건축가 오귀스트 드 몽페랑(Auguste de Montferrand)에 의해 성공적으로 끌어올려져 현재의 석조 받침대 위에 놓였다.
차르의 종은 과거 한때 깨진 부분이 문 역할을 하여 내부가 예배당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또한 2016년에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 등의 연구진이 유한요소해석을 통해 종이 손상되지 않았을 때 울렸을 소리를 전자적으로 재현한 바 있으며, 해당 기본 주파수는 약 81Hz로 추정되었다.
차르의 종은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없었던 초대형 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종의 균열 상태는 음향방출(AE) 기법 등의 비파괴 검사 방법으로 진단된 바 있으며, 미세한 변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는 차르의 종을 "울리지 못한 종"으로, 크렘린의 차르 대포(Tsar Pushka)를 "발사된 적 없는 대포"로 함께 비유하며 풍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