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산(窒酸, Nitric acid, HNO₃)은 질소, 수소, 산소로 구성된 무기산으로, 대표적인 강산이자 강력한 산화제이다. IUPAC 명칭은 Nitric acid이며, CAS 등록번호는 7697-37-2이다.
물리·화학적 특성
순수한 질산은 무색의 액체로, 상온에서 자극적인 냄새를 지닌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서서히 분해되어 황갈색의 이산화질소(NO₂)가 생성되므로 갈색 용기에 보관한다. 물에는 완전히 용해되며, 물과 혼합할 때 발열 반응이 발생한다. 수용액에서 질산의 비율이 86%를 초과하면 발연질산(發煙窒酸)이라고 부른다. 발연질산은 색에 따라 적색 발연질산(Red Fuming Nitric Acid, RFNA)과 백색 발연질산(White Fuming Nitric Acid, WFNA)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질산의 강한 산화력은 농도에 따라 달라지며, 희석된 질산은 일반적인 강산으로서 금속과 반응하여 수소 기체와 해당 금속의 질산염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마그네슘은 질산과 반응하여 질산마그네슘과 수소 기체를 생성한다. 한편 진한 질산과 같은 산화력을 가진 조건에서는 구리나 은과 같은 금속과도 반응하는 특성을 보인다.
제법
실험실에서는 질산나트륨 또는 질산칼륨(초석)에 진한 황산을 가하여 가열함으로써 질산을 얻을 수 있다. 공업적으로는 암모니아를 백금 촉매 존재하에 산화시킨 후 물과 반응시켜 질산을 생산하는 오스트발트법(Ostwald process)이 주로 사용된다. 암모니아 산화로 생성된 일산화질소(NO)가 산소와 반응하여 이산화질소(NO₂)가 되고, 이를 물에 흡수시켜 질산을 얻는다.
역사
질산은 중세 유럽의 연금술 문헌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석과 황산의 반응을 통해 제조된 것으로 기록되었다. 이후 글로버(Glauber)가 진한 황산과 초석의 반응을 이용한 제조법을 고안하였고, 18세기 후반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질산에 산소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헨리 캐번디시가 그 구성을 규명하였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는 전기 방전을 이용한 비르켈란-에위데 공정이 개발되었으나 전력 소모가 커 비효율적이었고, 1902년 빌헬름 오스트발트가 암모니아 산화법을 개발한 이후 오스트발트법이 질산 생산의 주된 공업적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용도
질산은 비료 제조(특히 질산암모늄), 폭약 생산, 유기 화합물의 나이트로화 반응, 금속 표면 처리와 에칭 공정, 반도체 및 전자 산업 공정용 화학물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된다. 또한 염산과 혼합하면 왕수(aqua regia)를 형성하여 금이나 백금과 같은 귀금속을 녹일 수 있다.
안전성
질산은 부식성이 매우 강하여 피부나 눈에 접촉 시 심각한 화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증기나 미스트를 흡입하면 호흡기 자극과 폐 손상의 위험이 있다. 물과 혼합할 때 발열 반응이 발생하므로 질산을 물에 천천히 주입해야 하며, 알칼리 물질, 금속, 유기물, 환원제 등과 접촉하면 위험한 반응이나 유독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질산은 국제적으로 관리 대상 화학물질로 분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