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쿠고국(筑後国, ちくごのくに, Chikugo-no kuni)은 일본 고대 및 중세의 율령제(律令制) 하에 설치된 옛 구니(国) 중 하나이다. 사이카이도(西海道)에 속했으며, 현재의 후쿠오카현(福岡県) 남부에 해당한다. 이 구니는 '중국(中国)'으로 분류되었던 중간 규모의 구니였다.
역사
지쿠고국은 7세기 말에서 8세기 초에 걸쳐 율령제(律令制)가 정비되면서 설치되었다. 원래는 지쿠젠국(筑前国)과 함께 '쓰쿠시(筑紫)'라는 이름의 지역이었으나, 이후 지쿠젠국과 지쿠고국으로 분할되었다.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말기부터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에 이르는 시기에는 호족들이 세력을 키웠으며,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에는 슈고 다이묘(守護大名)인 시부카와 씨(渋川氏) 등이 지배하였다.
센고쿠 시대(戦国時代)에는 류조지 씨(龍造寺氏), 오토모 씨(大友氏), 시마즈 씨(島津氏) 등 규슈의 주요 다이묘 세력들이 이 지역의 지배권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었다. 특히 오토모 씨와 류조지 씨 간의 대립이 격렬했으며, 이후 시마즈 씨의 규슈 통일 움직임에 따라 지배권이 자주 바뀌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규슈 정벌(九州征伐) 이후에는 다나카 요시마사(田中吉政) 등이 입봉하였고, 에도 시대(江戸時代)에는 구루메 번(久留米藩, 아리마 씨(有馬氏))과 야나가와 번(柳河藩, 다치바나 씨(立花氏)) 등 여러 번(藩)으로 나뉘어 다스려졌다. 이들 번은 각각 독자적인 행정과 문화를 발전시켰다.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이후인 1871년 폐번치현(廃藩置県)으로 인해 지쿠고국은 폐지되고, 구루메 현(久留米県)을 거쳐 최종적으로 1876년 후쿠오카 현(福岡県)에 통합되었다.
지리
지쿠고국은 규슈 지방의 북서부에 위치하며, 북쪽으로는 부젠국(豊前国) 및 지쿠젠국(筑前国), 서쪽으로는 히젠국(肥前国), 남쪽으로는 히고국(肥後国), 동쪽으로는 분고국(豊後国)과 접하였다.
주요 강으로는 규슈 최대의 강인 지쿠고강(筑後川)이 흐르며, 이 강을 중심으로 비옥한 지쿠고 평야(筑後平野)가 형성되어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국부(国府)는 현재의 후쿠오카현 구루메시(久留米市)에 위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행정
율령제 하에서 지쿠고국은 '중국(中国)'으로 분류되어, 국사(国司)의 격과 부여되는 임무 등이 다른 구니에 비해 중간 수준이었다. 지쿠고국 내에는 다음과 같은 군(郡)이 존재했다:
- 미즈마군(三潴郡)
- 이쿠하군(生葉郡)
- 야마모토군(山本郡)
- 다카키군(高木郡) (이후 폐지 또는 다른 군에 편입)
- 미하라군(御原郡)
- 시모쓰마군(下妻郡) (이후 폐지 또는 다른 군에 편입)
- 야마토군(山門郡)
- 미이케군(三池郡)
현대와의 연관성
현재 '지쿠고'라는 이름은 후쿠오카현 내의 지쿠고시(筑後市)와 같은 지명, 그리고 지쿠고 지방(筑後地方)과 같은 지역 명칭으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지쿠고강(筑後川) 등 주요 지명에서도 그 명칭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옛 지쿠고국의 역사적 정체성이 현대까지 계승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