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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신밟기

지신밟기(地神-)는 한국의 전통 세시 풍속으로, 음력 정초(주로 정월 대보름 전후)에 풍물패가 마을의 집집마다 방문하여 지신(地神)을 밟아 줌으로써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작 및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민속놀이이자 신앙적 마을행사이다.

어원 및 명칭

'지신(地神)'은 땅을 다스리는 신령을 의미하며, '밟기'는 지신을 진압(鎭壓)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방에 따라 마당밟기, 매구(埋鬼), 걸립(乞粒), 걸궁, 마당밟이, 집돌이, 뜰밟이 등으로도 불린다.

기원

지신밟기의 연원은 섣달그믐날 궁중에서 악귀를 쫓아내던 나례 의식(儺禮儀式)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 후기 문인 이옥(李鈺, 1760~1812)이 경상남도 합천 지역에 유배되었을 때 지은 『봉성문여(鳳城文餘)』에 지신밟기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어, 조선 후기에도 이와 같은 민속 의례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구성 및 진행 방식

지신밟기패는 꽹과리, 징, 북, 장구, 쇠납 등의 민속 악기로 구성된 풍물을 선두로, 기수(旗手), 사대부(士大夫), 팔대부(八大夫), 하동(河童), 포수, 머슴, 탈을 쓴 각시 등 다양한 인물로 분장한 행렬이 따른다. 이들은 마을의 주산(主山)과 당산(堂山)에서 지신풀이를 한 뒤, 집집마다 방문하여 대청, 부엌(조왕), 우물(용왕), 장독대, 곳간(도장), 마구간, 뒷간, 대문(삽짝) 등 집안 곳곳의 지신을 순서대로 밟으며 지신풀이 가사를 창한다.

지신풀이의 종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표적인 지신풀이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주산지신풀이: 마을의 주산신을 모시는 의식
  • 당산지신풀이: 마을 당산신을 위한 고사
  • 대청지신풀이: 대청마루에서 행해지는 대표적인 지신풀이
  • 성주풀이: 집의 건물을 수호하는 성주신을 위로
  • 조왕지신풀이: 부엌의 조왕신(화신)을 달램
  • 용왕지신풀이(우물지신풀이): 우물의 용왕신에게 식수를 기원
  • 장독지신풀이: 장독대의 지신을 위로
  • 도장지신풀이: 곳간의 지신풀이
  • 마굿간지신풀이: 가축의 번성을 기원
  • 정낭(뒷간)지신풀이: 뒷간의 지신풀이
  • 삽짝(사립짝)지신풀이: 대문의 지신풀이로 잡귀의 침입을 막음

사회적 기능

지신밟기패가 집에 도착하면 주인은 주(酒)·과(果)·포(脯)의 고사상을 차리고 음식과 술을 대접하며 전곡(錢穀)을 희사한다. 이렇게 모은 재물은 마을의 공동 경비로 사용되었다. 지신밟기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마을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는 주술적·제의적 성격을 지닌다.

지역적 분포

과거에는 전국 각지에서 행해졌으나, 현재는 영남 지방(경상남도, 경상북도, 부산, 대구 등)에 많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예로 부산광역시의 '동래 지신밟기'(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대구 서구의 '천왕메기'(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등이 있다. 현대에 들어 도시화와 생활 양식의 변화로 전통적인 형태는 점차 소멸하거나 행사용·놀이화되어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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