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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롤터 해협

지브롤터 해협(영어: Strait of Gibraltar, 스페인어: Estrecho de Gibraltar, 아랍어: مضيق جبل طارق)은 유럽의 이베리아반도 남단과 아프리카의 모로코 북단 사이에 위치한 해협으로, 대서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유일한 자연 해양 통로이다. 해협의 북쪽은 스페인과 영국의 해외 영토인 지브롤터, 남쪽은 모로코와 스페인령 세우타가 자리잡고 있다.

명칭의 유래는 711년 우마이야 왕조의 장군 타리크 이븐 지야드(Tariq ibn Ziyad)가 이끄는 군대가 이곳에 상륙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가 상륙한 바위산은 아랍어로 '자발 타리크'(Jabal Tāriq, 타리크의 산)라 불리게 되었고, 이 이름이 변형되어 지브롤터가 되었으며 해협의 명칭으로도 정착되었다. 그 이전에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헤라클레스의 기둥'(Pillars of Hercules)으로 불렸으며, 이는 지브롤터 바위산과 아프리카 측의 제벨 무사 산 또는 몬테 하초가 마치 두 개의 기둥처럼 보이는 데서 유래한 신화적 명칭이다.

지리적으로 해협의 최소 폭은 약 14.2km이며, 최대 폭은 약 58km에 달한다. 최대 수심은 약 900m, 평균 수심은 약 300m이다. 국제 수로 기구(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가 정의한 해협의 범위는 서쪽으로 스페인의 트라팔가르 곶(Cape Trafalgar)과 모로코의 스파르텔 곶(Cape Spartel)을 연결하는 선에서, 동쪽으로 지브롤터의 유로파 포인트(Europa Point)와 세우타의 알미나 포인트(Peninsula of Almina)를 연결하는 선까지이다.

해협의 해류는 독특한 이중 구조를 가진다. 지중해는 강수량보다 증발량이 많아 해수면이 낮아지고 염도가 높아지는데, 이를 보충하기 위해 대서양의 표층수가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지중해로 유입된다. 반면, 염도가 높고 밀도가 큰 지중해의 심층수는 해저를 따라 대서양으로 유출된다. 해협 서쪽 끝 해저에는 카마리날 둔덕(Camarinal Sill)이라는 해저둔덕이 있어 두 해류의 혼합을 방해하며 층을 이루게 한다. 이러한 밀도 차이는 내부파(Internal wave) 현상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지질학적으로 지브롤터 해협은 플라이오세에서 제4기 사이의 조산 운동 결과 형성된 베티카 산지(Betic Range)가 둘러싸고 있다. 약 533만 년 전, 메시나절 염분 위기(Messinian Salinity Crisis) 시기에 지중해가 대서양과 단절되어 거의 말라붙었다가, 잔클린 홍수(Zanclean flood)로 지협이 붕괴되면서 현재의 해협이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바닷물이 폭포처럼 지중해로 쏟아져 들어가 해저를 깎아내며 오늘날의 깊은 수심을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지브롤터 해협은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유일한 수로로서 전략적·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 고대 페니키아인과 카르타고인, 로마인들이 이 해협을 통해 무역과 군사 활동을 전개하였다. 중세에는 711년 이슬람 세력이 이 해협을 건너 이베리아반도를 정복하였고, 이후 레콩키스타 시기에는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 간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었다. 1704년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 영국이 지브롤터를 점령하였고,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Utrecht Treaty)에 의해 영국의 해외 영토로 공인되었다. 스페인은 이후에도 지브롤터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1967년과 2002년 주민 투표에서 지브롤터 주민들은 압도적으로 영국 잔류를 선택하였다.

현대에 이르러 지브롤터 해협은 세계적인 초크포인트(chokepoint)로서 막대한 해상 물동량이 통과하는 핵심 항로이다. 아시아와 서유럽을 잇는 해운 대부분이 수에즈 운하와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하며, 연간 약 12만 척의 선박이 이 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협의 영해는 스페인, 모로코, 영국(지브롤터)의 영해로 나뉘어 있으나,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에 따라 모든 선박과 항공기에 통과 통항(Transit passage) 권리가 보장되어 자유로운 항해가 가능하다.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브롤터 해협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가는 철새들의 주요 이동 경로로,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은 이 일대를 중요 조류 지역(Important Bird Area)으로 지정하고 있다. 또한 돌고래, 고래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한편,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육상 교통로 건설 구상도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스페인의 타리파와 모로코의 탕헤르를 연결하는 약 38.7km 길이의 해저터널 계획이 1980년대부터 논의되어 왔으나, 막대한 공사비, 깊은 수심, 궤간 차이(스페인 광궤와 모로코 표준궤) 등의 기술적·재정적 난관으로 인해 아직 착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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