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궤도 랑데부(Earth Orbit Rendezvous, EOR)는 달까지의 유인 왕복 우주비행을 수행하기 위하여, 달까지 왕복하는 우주선의 구성품을 지구 저궤도에서 조립하고, 가능하면 연료를 공급하는 우주 비행 방법론이다. 이 방식은 하나의 대형 로켓으로 우주선 전체를 한 번에 발사하는 '직접 상승(direct ascent)' 방식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여러 차례의 발사를 통해 우주선의 각 구성 요소를 지구 궤도에 올린 뒤 궤도상에서 이들을 결합하여 달로 향하는 우주선을 완성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 개념은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달 착륙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요 후보로 검토되었다. 아폴로 계획의 지구 궤도 랑데부 제안에서는 달에 가기 위한 우주선의 여러 구성 요소를, 새턴 V(Saturn V) 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일련의 소형 로켓을 사용하여 지구 주위의 궤도에 올린 다음, 궤도상에서 이들을 조립하는 방식이 구상되었다. 제미니(Gemini) 계획에서 아제나(Agena) 표적 운반체와의 도킹 실험은 부분적으로 이 방식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었다.
그러나 NASA는 최종적으로 지구 궤도 랑데부 대신 달 궤도 랑데부(Lunar Orbit Rendezvous, LOR)를 채택하였다. 그 주된 이유는 달 궤도 랑데부 방식에서는 지구 궤도상에서의 대양 착수와 달 표면에서의 연착륙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충분히 큰 우주선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아폴로 임무에서는 새턴 V 로켓이 아폴로 사령선·기계선과 달 착륙선을 한꺼번에 지구 저궤도로 올린 뒤, 새턴 V의 제3단을 다시 추진하여 두 우주선을 달로 보내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지구 궤도 랑데부 방식은 이후 2000년대의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 계획에서 다시 채택될 예정이었다. 이 계획에서는 지구 출발 단계(EDS)와 알테어(Altair, LSAM)가 아레스 V(Ares V) 로켓에 의해 저지구 궤도에 진입하고, 별도로 발사된 오리온(Orion, CEV)과 결합한 뒤 세 우주선이 함께 달로 비행하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컨스텔레이션 계획은 2010년 10월에 취소되었다.
지구 궤도 랑데부는 우주 랑데부(space rendezvous) 기술의 한 응용 사례로, 두 개 이상의 우주선이 지구 궤도상에서 만나 도킹하거나 조립되는 절차를 포함한다. 이는 우주 개발 초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활용되는 우주 비행의 핵심 기술 개념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