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남하리 사지
개요
증평 남하리 사지(曾坪 南下里 寺址)는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남하3리 염실마을 뒤편, 남대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옛 사찰 터이다. 1954년까지 이곳에 작은 암자(庵子)가 있었으나 현재는 건물이 소실되고, 삼층석탑과 마애불상군(磨崖佛像群) 등 석조 유물만이 남아 있다.
위치 및 현황
증평군 증평읍 남하리 일대에 위치하며, 남대산 기슭의 자연 지형을 활용하여 조성된 사지(寺址)이다. 현재 사지 경내에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하리사지 삼층석탑(1984년 지정)과 남하리사지 마애불상군(1998년 지정)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인근에는 남하리 석조보살입상(2001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지정)도 전한다.
남하리사지 삼층석탑
삼층석탑은 자연 암반 위에 별도의 기단석 없이 네모난 대석(臺石)을 놓고 그 위에 세워졌다. 대석 한 면의 길이는 약 1.8m, 높이는 약 35cm이며, 탑의 전체 높이는 약 1.65m이다. 탑신(塔身)에는 우주(隅柱)나 탱주(撑柱) 등의 조식(彫飾)이 전혀 없어 단조로운 외관을 보인다. 1층 탑신에 비해 2층 탑신의 높이가 급격히 낮아지는 특징이 있으며, 2층 탑신만 1층 옥개석(屋蓋石)과 하나의 돌로 조성된 점은 고려시대 석탑 양식의 특징으로 평가된다. 옥개석 아래의 옥개 받침은 모두 3단이며, 상륜부에는 노반(露盤)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1994년 충청전문대학 박물관의 지표조사 결과, 이 삼층석탑은 고려시대에 인근 염곡소(念谷所)에서 다루던 화기(火氣)를 눌러 마을의 화재와 주민들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산천비보사상(山川裨補思想)에 따라 건립된 것으로 밝혀졌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는 흉년이 들 때 노반의 방향을 바꾸어 비가 오기를 기원했다는 민간 신앙적 전승도 전해진다.
남하리사지 마애불상군
석탑에서 약 2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애불상군은 화강암벽 세 면에 총 다섯 구(軀)의 불상이 새겨져 있다. 정면에는 본존불(本尊佛)과 좌우 협시불(脇侍佛)로 구성된 삼존불(三尊佛)이 배치되어 있고, 왼쪽 면에는 여래입상(如來立像), 오른쪽 면에는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 조각되어 있다. 이처럼 삼존불과 반가사유상, 여래입상을 한 장소에 모은 마애불상군은 충청북도 지역에서 사례가 흔치 않다.
마애삼존불의 본존불이 취한 통인(通印)의 수인(手印)은 6세기 후반에 조성된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비중리 일광삼존석불 및 비중리 석조여래입상의 수인 양식을 따르고 있다. 삼존불 중앙 본존불 아래 바닥에는 사각형의 우물이 파여 있고, 그 주위에 각종 불기(佛器)가 놓여 있어 현재까지도 예배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섯 구의 마애불상은 모두 원만자비형(圓滿慈悲形)의 상호(相好)와 당당한 체구를 지니고 있으며, 목에 삼도(三道)가 생략된 점 등으로 미루어 거의 동일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의의
증평 남하리 사지는 고려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불교 신앙의 장소로 기능해 온 유서 깊은 사찰 터이다. 현재 남아 있는 삼층석탑과 마애불상군은 고려시대 석조 미술의 양식적 특징과 당시 지역 사회의 산천비보 신앙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