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책임(證明責任, burden of proof, 독일어: Beweislast)은 소송에서 어떤 요증사실(要證事實)의 존부가 끝내 확정되지 않은 상태, 즉 진위불명(眞僞不明)에 빠졌을 때 그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되어 법적 불이익을 받게 되는 당사자 일방의 지위 또는 위험을 말한다. 입증책임 또는 거증책임이라고도 한다. 이는 특정 법조문에 일괄 규정된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법원이 재판을 거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도출되는 불문(不文)의 원칙으로 이해된다.
증명책임은 크게 객관적 증명책임과 주관적 증명책임으로 구분된다. 객관적 증명책임은 요건사실이 진위불명으로 끝난 결과 그 사실의 존재를 전제로 한 법률효과가 인정되지 않는 불이익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증명책임'이라 하면 이를 가리킨다. 객관적 증명책임은 소송 시작 전부터 법규에 의해 정해져 있고 소송 도중에 옮겨가지 않는다. 반면 주관적 증명책임(증명의 필요)은 진위불명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증거를 제출해야 하는 행위책임으로, 소송 진행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서 이동할 수 있다.
증명책임의 분배에 관하여 한국의 통설과 판례는 법률요건분류설(규범설)을 취한다. 이에 따르면 각 당사자는 자기에게 유리한 법규의 요건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권리의 발생을 주장하는 자는 권리근거규정의 요건사실(권리근거사실)을, 권리의 존재를 다투는 상대방은 반대규정의 요건사실, 즉 권리장애사실·권리소멸사실·권리저지사실을 각각 증명할 책임을 부담한다. 예컨대 민사소송에서 청구원인사실은 원고가, 항변사실은 피고가 증명한다.
형사소송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다. 검사가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책임 등의 요건을 증명하지 못하면 피고인은 무죄로 판단된다.
증명책임의 분배에는 예외가 존재한다. 법률이 특정 사실을 추정하거나 증명책임을 전환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예컨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는 운행자에게 무과실 등의 증명책임을 지우고, 민법 제759조는 동물의 점유자에게 보관상의 주의의무를 다했음을 증명하도록 한다. 또한 의료·제조물·공해 소송 등 증거의 구조적 편재가 심한 분야에서는 판례가 일응의 추정(사실상 추정)을 통해 증명도를 완화하기도 한다.
증명책임은 소송의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법원이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사실의 진위를 판단한 뒤에도 진위불명 상태가 남는 경우에 비로소 작동한다. 증명책임을 지는 당사자가 변론종결 시까지 요건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 사실은 없는 것으로 처리되어 해당 당사자가 불리한 판단을 받게 된다. 다만 재판상 자백이 성립한 사실이나 현저한 사실(공지의 사실, 법원에 직무상 현저한 사실)은 증명이 면제된다(민사소송법 제288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