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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자동차

증기자동차(蒸氣自動車, steam car)는 증기 기관을 동력원으로 사용하여 주행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외연 기관인 증기 기관은 차량에 탑재된 보일러에서 연료를 연소시켜 물을 가열, 발생한 수증기의 압력을 이용하여 동력을 얻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세계 최초의 증기자동차는 1769년 프랑스의 군사 기술자 니콜라 조제프 퀴뇨(Nicolas-Joseph Cugnot)가 제작한 '파르디에 아 바푀르(fardier à vapeur)'이다. 이 차량은 화포 견인을 목적으로 개발된 삼륜차였으며, 시속 약 3.6~4km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었다. 퀴뇨의 증기자동차는 시험 주행 중 조향 실패로 벽을 충돌하는 사고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인류 최초의 자동차 교통사고로 알려져 있다. 이후 1801년 영국의 리처드 트레비식(Richard Trevithick)이 고압 증기 기관을 채용한 '퍼핑 데빌(Puffing Devil)'을 제작하였고, 1803년에는 '런던 증기 마차(London Steam Carriage)'를 만들어 세계 최초의 여객용 증기자동차를 선보였다.

19세기 중반 이후 영국과 유럽 각국에서는 증기자동차를 이용한 장거리 대량 수송이 이루어졌으며, 점차 소형 개인용 증기자동차도 개발되었다. 1878년 프랑스의 아메데 볼레(Amédée-Ernest Bollée)가 개발한 '라 망셀(La Mancelle)'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자동차로 평가되며, 총 50대가 생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1884년 드 디옹-부통(De Dion-Bouton)이 제작한 '라 마르퀴스(La Marquise)'는 파리에서 베르사유까지 평균 시속 26km로 주행하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는 1890년대부터 증기자동차의 대중화가 본격화되었다. 스탠리 형제(Francis Stanley, Freelan Stanley)가 설립한 스탠리 증기자동차(Stanley Steamer)는 우수한 성능과 실용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1910년대까지 생산이 지속되었다. 애브너 도블(Abner Doble)이 설립한 도블 증기자동차(Doble Steam Car)는 1922년 모델 E를 출시하였는데, 급속예열 보일러와 전기식 시동장치를 도입하고 변속기 없이 압력 조절만으로 속도 제어가 가능한 첨단 설계를 갖추었다.

증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저속 토크가 우수하고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소음과 진동이 적고 주행이 정숙한 장점이 있었다. 또한 우수한 토크 덕분에 클러치나 변속기가 필요하지 않아 조작이 단순했다. 그러나 보일러와 응축기 등 대형 부속 설비로 인한 소형화의 어려움, 출발 전 보일러 예열에 필요한 시간, 물과 연료의 지속적인 보급 필요성, 낮은 열효율 등의 단점이 있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성능 향상과 대량 생산 체계의 확립, 제1차 세계 대전을 계기로 한 내연기관 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증기자동차는 점차 시장에서 도태되었다. 트럭이나 트랙터 등의 상용차로는 1920년대까지, 고급 승용차로는 1930년대까지 일부 생산이 유지되었으나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한국에서는 증기자동차가 실제로 도입된 이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908년 대한매일신보의 기록에 따르면, 기술자 구의조와 장수진이 삼륜 증기차 개발을 정부에 청원하였으나 경시청이 안전을 이유로 기각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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