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기(中繼器, 영어: repeater)는 신호를 받아 더 높은 수준과 더 높은 전력으로 재전송함으로써 신호가 더 먼 거리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자기기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신호의 전송 거리 한계를 극복하고 통신 범위를 확장하는 데 사용된다는 점에서 통신 공학 및 전파 공학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전기 통신 분야에서 '중계기'라는 용어는 두 가지 의미로 표준화되어 있다. 첫째, 원본 신호가 아날로그이든 디지털이든 관계없이 입력 신호를 증폭하거나 복원시키는 아날로그 장치를 의미한다. 둘째, 재전송을 위해 디지털 입력 신호를 증폭하고 형태를 변환하거나 결합을 수행하는 디지털 장치를 의미한다. 전자의 경우 신호의 세기만 강화하여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후자의 경우 디지털 신호를 처리하여 재생성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중계기는 실제 물리 신호를 다루며 전송되는 데이터의 내용을 해석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OSI(Open Systems Interconnection) 모델의 첫 번째 계층인 물리 계층(Physical Layer)에서 동작하는 장치로 분류된다. 즉, 중계기는 상위 계층에서 사용되는 프로토콜이나 데이터 형식에는 관여하지 않고 순수하게 신호의 물리적 전달과 강화에만 역할을 한정한다.
중계기의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라디오 중계기(radio repeater)와 전화 중계기(telephone repeater) 등이 있다. 라디오 중계기는 무선 신호를 수신하여 증폭한 뒤 다시 송출함으로써 음영 지역이나 약전계 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하도록 한다. 전화 중계기는 유선 통신 회선에서 신호 감쇠를 보상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밖에도 이동통신 기지국의 커버리지를 확장하기 위한 이동통신용 중계기, 대륙 간 해저 케이블에 일정 간격으로 배치되어 신호를 증폭하는 리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무선 통신에서 중계기는 일반적으로 증폭 후 전달(Amplify-and-Forward) 방식과 복호 후 전달(Decode-and-Forward) 방식의 두 가지 동작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증폭 후 전달 방식은 수신된 신호를 그대로 증폭하여 재전송하는 방식으로 구현이 단순하지만 잡음도 함께 증폭된다는 단점이 있다. 복호 후 전달 방식은 수신된 신호를 복호하여 오류를 정정한 뒤 다시 인코딩하여 재전송하는 방식으로 신호 품질이 더 우수하지만 처리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중계기는 대중적인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개념으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Wi-Fi 신호 확장 장치(리피터)나 건물 내부에 설치된 이동통신 중계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큰 건물이나 지하 공간처럼 무선 신호가 약한 환경에서 통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널리 사용된다. 문화어(북한어)에서는 '반복기'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