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러
줄러(헝가리어: Gyula)는 9세기에서 10세기경 머저르인(헝가리인) 연맹국가의 2인자 칭호이다. 이 칭호는 주로 무슬림 학자들과 비잔티움 제국의 문헌들을 통해 기록에 남아 있다.
당시 머저르인 연맹은 특이한 이두군주정(二頭君主政) 체제 아래 운영되었는데, 1인자 칭호는 켄데(kende) 또는 퀸뒤(kündü)라고 하였다. 그러나 켄데는 명목상의 최고 통치자였을 뿐, 실제 정치·군사적 실권은 2인자인 줄러가 쥐고 있었다. 이러한 통치 구조는 하자르 카간국을 모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이른 기록은 이븐 루스타와 아부 사이드 가르데지 등의 이슬람 지리학자들의 저술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는 9세기 페르시아 학자 아부 압달라 자이하니의 기록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기록들에 따르면 줄러는 부족연맹체의 군무(軍務)를 총괄했으며, 정통성 있는 1인자 켄데는 군사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896년경 머저르인들이 카르파티아 분지를 정복한 이후에는 비잔티움 제국의 문헌에서도 줄러에 대한 언급이 나타난다. 콘스탄티노스 7세 포르피로옌니토스 황제가 950년경 저술한 『제국행정론』에는 머저르 부족연맹의 지도자(헝가리 대공)를 보좌하는 두 명의 장령 중 하나가 "질러(gyla)"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11세기 비잔티움 연대기 작가 이오안니스 스킬리트제스는 10세기 중반 머저르 군장 줄러가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세례를 받고 기독교로 개종한 일을 기록하였으며, 이때 히에로테오스라는 주교를 데려가 동족들에게 선교했다고 전한다.
머저르인들이 헝가리어로 최초의 문헌을 남길 시기가 되면 이 칭호는 이미 고유 인명(사람 이름)으로 변용되어, 정확한 어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학계에서는 튀르크어 계통의 어원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