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메뚜기과(학명: Tridactylidae)는 메뚜기목(Orthoptera)에 속하는 곤충의 한 과이다. 영어권에서는 'pygmy mole cricket'이라 부르며, 이는 '난쟁이 땅강아지'라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메뚜기아목(Caelifera)에 속하며, 여치아목에 속하는 땅강아지와는 분류학적으로 관련이 없다.
분류학적 위치
좁쌀메뚜기과의 근연 관계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초기에는 땅강아지와 형태적으로 유사하다는 이유로 귀뚜라미과의 한 아과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생식기 구조에 대한 세부 연구를 바탕으로 이들이 메뚜기아목에 더 가깝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현재는 좁쌀메뚜기상과(Tridactyloidea) 아래에 배정되어 있다. 이후 진흙좁쌀메뚜기과(Ripipterygidae)가 별도의 과로 분리되어, 현재 좁쌀메뚜기상과는 두 개의 과로 구성된다.
화석 기록상 본 과는 백악기 베리아절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분류군으로 확인되며, 미얀마 호박 등에서 다수의 화석 속이 발견되었다.
형태적 특징
좁쌀메뚜기과는 메뚜기목 가운데 크기가 매우 작은 무리이다. 대부분의 종이 성충 몸길이 10mm 이하이며, 일부 종은 20mm에 이르기도 한다. 몸에는 보통 광택이 있으며 색은 짙은 색 또는 검은색을 띠고, 간혹 다색이거나 모래색을 띠는 종도 있다.
뒷다리의 허벅지마디가 매우 크게 발달하여 도약에 적응해 있으며, 뒷다리의 종아리마디에는 '유영판'(natatory lamella)이라 불리는 판 구조가 있어 물속에서의 헤엄이나 수상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일부 종은 잠수나 물속 헤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뒷다리의 종아리마디에는 가시 모양의 돌기가 있으며, 이는 땅을 파는 데 사용된다.
앞날개인 두텁날개는 크기가 작고 시맥이 거의 없으며 마찰 장치가 없어 발음 기관이 발달하지 않았다. 더듬이는 짧고 실 모양 또는 염주 모양으로 약 11개의 마디를 가진다.
서식지 및 생태
좁쌀메뚜기류는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분포하나 분포가 군데군데 끊겨 있다. 주로 저수지, 호수, 시냇가, 간혹 바다 인접 지역 등 물 주변의 축축한 사토(砂土)에 서식하며, 작은 굴을 파고 생활한다. 먹이는 주로 유기 분해물과 식물질, 특히 모래 알갱이 표면에 서식하는 미세조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식 방식은 종에 따라 다른데, 일부 종은 갱도 안에서 수십 개의 알을 낳으며, 산란관이 잘 발달한 종은 습한 토양에 알을 하나씩 낳는다.
아과 및 주요 속
2020년 기준 'Orthoptera Species File'에는 두 개의 현생 아과가 등재되어 있다.
- 덴트리닥틸루스아과(Dentridactylinae): 브룬트리닥틸루스속(Bruntridactylus), 덴트리닥틸루스속(Dentridactylus), 파라트리닥틸루스속(Paratridactylus) 등이 속한다.
- 좁쌀메뚜기아과(Tridactylinae): 좁쌀메뚜기속(Xya), 트리닥틸루스속(Tridactylus), 엘리페스속(Ellipes), 네오트리닥틸루스속(Neotridactylus), 아프로트리닥틸루스속(Afrotridactylus) 등이 속한다.
또한 절멸 아과로 몽골록시아아과(Mongoloxyinae)가 있으며, 대부분 백악기 시기의 화석 속들로 구성된다.
한국산 좁쌀메뚜기과
한국에는 좁쌀메뚜기속(Xya)의 좁쌀메뚜기(Xya japonica)가 알려져 있다. 좁쌀메뚜기는 몸길이 약 5~5.5mm로 매우 작으며, 몸 전체에 광택이 있고 색이 새까만 것이 특징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생물 분류 체계에 따르면 메뚜기목 > 좁쌀메뚜기과 > 좁쌀메뚜기속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