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흐레 에스마엘리(Zohre Esmaeli, 1983년~ 또는 1985년 7월 1일생)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출신의 모델, 패션 디자이너, 작가이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으며, 2014년 기준으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유일한 국제적 톱모델로 알려졌다.
그녀는 카불에서 일곱 자녀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두 살 때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 밑에서 성장하였고,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정규 학교에 다닐 수 없었으나 가정교사를 통해 교육을 받았다. 13세 때 가족은 탈레반 정권과 전쟁을 피해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였다. 러시아 밀입국 조직의 도움으로 이란, 카자흐스탄, 러시아, 우크라이나, 체코를 거쳐 약 1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6개월간의 위험한 여정 끝에 1999년 독일 바이에른주에 도착하였다.
독일에서 종합학교를 다녔으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으며, 가족 내에서도 아프간 전통에 따른 삶과 중매 결혼을 강요받았다. 이에 17세였던 2003년 봄 가족을 떠나 아동 보호 시설로 옮겼고, 이후 슈투트가르트 근처 추펜하우젠으로 숨어 지내며 가족과 단절된 생활을 하였다. 이후 아버지와는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였으나 직업에 대해서는 가족과 논의하지 않고 있다. 다리어(아프간 페르시아어), 페르시아어, 영어, 독일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한다.
모델 경력은 16세 때 헤센 미스가 카셀의 H&M 매장에서 그녀를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부모 몰래 촬영을 진행했으나 가족이 알게 되어 중단되었고, 가족과 떨어진 후 슈투트가르트에서 모델 활동을 재개하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가구 제조사 브레츠(Bretz)의 광고 캠페인 모델로 활동하였고, 2007년부터는 독일 디자이너 만프레트 보그너(Manfred Bogner)의 패션 라인 '보니(BONNIE)' 광고를 통해 《보그(Vogue)》 지에 등장하였다. 이후 《엘르(Elle)》,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마담(Madame)》, 《마리끌레르(Marie Claire)》 등 여러 패션·라이프스타일 잡지에 출연하였다. 2004년 4월 30일에는 뮌헨에서 열린 'Queen of the World' 미인 대회에 아프가니스탄 대표로 참가하였다. 2006년에는 벨기에 디자이너 제랄드 바틀레(Gerald Watelet)에 의해 발탁되어 파리 패션위크에서 런웨이를 걸었으며, 뉴욕, 파리, 밀라노, 베를린 등에서 패션쇼와 화보 촬영을 진행하였다.
2014년 2월, 자서전 《Meine neue Freiheit. Von Kabul über den Laufsteg zu mir selbst》(나의 새로운 자유: 카불에서 런웨이를 거쳐 나 자신에게로)를 출간하였다. 2015년 11월에는 자신의 패션 컬렉션 '조라야(Zoraya)'를 발표하고, 난민 지원 프로젝트 'Culture Coaches'를 위한 자선 패션쇼를 개최하였다.
사회 공헌 활동으로는 독일 내 여러 자선 단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2014년 독일 연방 반차별 기구(Anti-Discrimination Agency)의 홍보대사로 임명되었다. 또한 자신의 난민 경험을 바탕으로 'Culture Coaches' 프로젝트를 설립하여 난민의 지속 가능한 사회 통합을 지원하고 있다. 《마르쿠스 란츠(Markus Lanz)》, 《하르트 아버 파이어(Hart aber fair)》 등 여러 독일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였으며, 2018년에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Christiane Amanpour: Sex & Love Around the World》의 베를린 편에 등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