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 국경(朝中國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 사이의 국경을 가리킨다. 북중 국경 또는 중조 국경(中朝边境)이라고도 불린다. 국경선의 총 길이는 약 1,315km에서 1,500km에 이르며, 대부분 압록강(鴨綠江)과 두만강(豆滿江)의 하천을 경계로 하고, 백두산 일대 약 45km 구간은 육상 국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리적 경계
국경은 서쪽으로 압록강 하구에서 시작하여 압록강을 따라 북동쪽으로 올라간 뒤, 백두산 천지(天池) 부근에서 육상 경계를 거쳐 두만강 상류로 이어지고, 두만강을 따라 동쪽으로 러시아 국경 지점까지 연결된다. 압록강은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사이를 흐르며, 두만강은 함경북도와 중국 지린성(吉林省) 연변 조선족 자치주 사이의 경계를 이룬다.
조중 변계 조약
현재의 국경선은 1962년 10월 12일 평양에서 체결된 '조중 변계 조약(朝中邊界條約)'에 의해 확정되었다. 이 조약은 북한의 김일성과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서명하였으며, 1964년 3월 20일 베이징에서 '조중 변계 의정서'가 추가로 교환됨으로써 발효되었다. 이 조약은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졌으며, 양국이 공식적으로 유엔 사무국에 등록하지 않은 비밀 조약으로 알려져 있다.
조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백두산 천지는 북한이 54.5%, 중국이 45.5%를 각각 차지하도록 분할되었다.
- 압록강과 두만강의 하중도 및 사주(모래톱) 총 451개 가운데 북한에 264개(면적 약 87.73km²), 중국에 187개(면적 약 14.93km²)가 귀속되었다.
- 압록강과 두만강의 수면은 양국이 공동으로 항행, 어업, 수렵, 용수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되었다.
역사적 배경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국경 문제는 1712년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 설치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5년과 1887년 두 차례의 감계(勘界) 회담이 있었으나 결렬되었다. 1909년에는 청나라와 일본 사이에 '간도협약(間島條約)'이 체결되어 두만강을 국경으로 하고 간도 지역을 청나라 영토로 인정하였으나, 대한민국은 이 협약이 을사늑약에 의한 외교권 박탈 상태에서 체결된 것이라며 무효라고 주장해 왔다.
1962년 조중 변계 조약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중소 분쟁, 북중 동맹, 조선족의 월경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여 체결되었다.
현황
조중 국경은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와 달리 군사적 방어 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탈북자가 급증하면서 북한 측의 경비가 강화되었다. 2020년대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담벼락과 철조망이 대대적으로 설치되었다. 압록강 철교는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며 북중 무역의 주요 통로 역할을 한다.
법적 쟁점
조중 변계 조약은 국제법상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는 유효하게 성립·적용되는 조약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이 조약이 한반도 통일 이후 국가승계 문제에서 어떻게 처리될지가 주요 법적 과제로 남아 있다. 국제관습법상 국경 조약은 자동 승계 원칙(계속성 원칙)이 적용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나, 이 조약이 비밀 조약으로 체결된 점과 대한민국이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