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색기구(阻塞氣球, barrage balloon)는 금속 케이블로 지상에 계류된 대형 기구를 공중에 띄워 적 항공기의 접근을 방해하는 방공 장비이다. 영어로는 배리지 벌룬(barrage balloon)이라고 하며, '방공기구'라고도 불린다.
조색기구의 주요 목적은 적 항공기가 기구 자체나 계류용 금속 케이블에 충돌하여 손상되거나 추락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설사 직접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해당 지역으로의 접근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 적기의 저공 폭격 경로를 차단하고 폭격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노렸다. 여러 대의 조색기구를 띄워 그물을 연결하기도 하였다.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대개 구형보다는 비행선처럼 길쭉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일부 조색기구에는 소형 폭약이 내장되어 충돌한 적기를 확실히 격추시키는 기능이 추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기구 자체의 무게와 케이블 길이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고고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에는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조색기구는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특히 영국 본토 항공전 당시 영국은 수백 기에 달하는 대량의 조색기구를 런던 등 주요 도시와 핵심 시설 상공에 배치하여 독일 공군의 폭격을 방해하는 데 활용했다. 독일 공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기에 케이블 절단기를 장착하는 전술을 시도했으나, 속도 저하 등의 문제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또한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는 V1 로켓 약 231기가 조색기구와 충돌하여 파괴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단점으로는 악천후 시 계류용 케이블이 끊어져 주변 고압 전선에 합선을 일으키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현대에 와서는 레이더와 지대공 미사일 체계의 발달로 조색기구의 군사적 활용도는 크게 낮아졌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도입이 검토된 사례가 있다.
한자 '조색(阻塞)'은 '가로막다'라는 뜻을 지니며, 일본어에서도 같은 한자어인 '소사이키큐(阻塞気球)'라는 표현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