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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 자살 캡슐

조력 자살 캡슐(assisted suicide capsule)은 안락사 또는 조력 자살을 목적으로 개발된 기계 장치를 가리키는 말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사르코'(Sarco)라는 3D 프린팅 캡슐형 장치이다. 'Sarco'는 '석관(sarcophagus)'의 줄임말이다.

개요 조력 자살 캡슐은 사용자가 캡슐 내부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액체 질소가 주입되어 내부 산소 농도가 급격히 낮아짐으로써 저산소증(hypoxia)에 의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질소는 무색무취의 불활성 기체로,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시 발생하는 질식 공포 반응(hypercapnic alarm response)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자에 따르면 작동 후 약 1분 이내에 산소 농도가 5% 미만으로 떨어지며, 사용자는 어지러움을 느낀 후 빠르게 의식을 잃고 사망한다.

개발 배경 이 장치는 호주 출신의 안락사 운동가 필립 니치케(Philip Nitschke)가 2017년에 고안하였다. 니치케는 기존의 '자살 비닐봉지(suicide bag)' 방식이 미관상의 이유와 밀실 공포감 때문에 거부감을 주는 점(소위 '비닐봉지 요소', plastic bag factor)을 해결하기 위해 캡슐 형태의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디자인은 네덜란드 산업 디자이너 알렉산더 배닝크(Alexander Bannink)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외형을 통해 사용자에게 '사후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이미지를 주도록 의도되었다.

사용 절차 사르코 캡슐의 사용을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 적격성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합격 시 24시간 동안 유효한 접근 코드를 받게 된다. 캡슐은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다양한 크기로 제작이 가능하며, 내부 시야를 어둡게 하거나 투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

법적 논란 및 실제 사용 스위스는 1942년부터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국가이나, 사르코 캡슐은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의료적 방식이라는 점에서 법적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2024년 7월, 조력 자살 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The Last Resort)'가 스위스에서 사르코를 처음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발레주(州) 주 의사가 예방적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2024년 9월 23일, 스위스 샤프하우젠주에서 64세 미국인 여성이 사르코 캡슐을 사용하여 사망하였고, 스위스 경찰은 자살 방조 및 선동 혐의로 관련자 여러 명을 체포하였다. 스위스 연방 의회 의원 엘리자베스 바움-슈나이더는 사르코 캡슐의 사용이 스위스 법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스위스 당국은 사르코가 안전 및 화학물질 관련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해당 단체는 캡슐 사용을 잠정 중단하였다. 2025년 5월, 체포되었던 더 라스트 리조트의 CEO 플로리안 윌레트가 자살로 사망하였다.

비판 및 논란 생명윤리학자들은 사르코 캡슐이 의료 모델의 한계를 드러내고 사망 방식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이 장치가 '미화된 가스실'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자살을 미화하거나 모방 자살(suicide contagion)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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