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gender) 또는 사회적 성(社會的 性)은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개념으로 특정되고 구분되는 특성 전반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단어가 쓰이는 맥락에 따라 해당 특성에는 생물학적 성별(성, sex)이나 성별 기반의 사회 구조(성 역할 등), 성정체성 등이 포함된다.
개념적 구분
젠더는 생물학적 성별을 의미하는 '섹스(sex)'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사회적·문화적으로 구성된 성 역할, 정체성, 표현 방식을 지칭한다. 생물학적 성별이 신체적·생리적 차이에 근거한다면, 젠더는 각 사회의 규범과 기대에 따라 형성되는 '남성적' 혹은 '여성적' 역할과 정체성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자신을 남성이나 여성으로 여기거나 해당 젠더 대명사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분법적 구분에 따라 정체화되는 반면, 이러한 구분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논바이너리(non-binary) 또는 젠더퀴어(genderqueer)라는 포괄적 용어로 분류된다. 일부 문화권에는 남성과 여성 외의 성 역할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남아시아의 히즈라(hijra)가 그 예이며 이를 통칭하여 '제3의 성'이라고 부른다.
역사
1955년, 성과학자 존 머니(John Money)를 필두로 학계에서 생물학적 성과 역할로서의 젠더를 처음 구분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전까지 '젠더'라는 단어는 주로 문법적 범주(명사의 성 구분)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1970년대까지 이 용어는 널리 쓰이지 못했으나, 이후 페미니스트 이론에서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으로 구성된 젠더의 구분을 받아들이면서 점차 통용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에는 일부 사회과학계와 세계보건기구(WHO)의 문서 등에서 이러한 구분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사회과학의 다른 영역 및 기타 학계에서는 '젠더'가 '섹스'(생물학적 성별)를 포함하는 '성별'의 의미로 쓰이거나 '섹스' 그 자체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동물 연구에서 '젠더'는 보통 동물의 생물학적 성별을 가리킨다. 199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섹스'라는 단어 대신 '젠더'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나, 2011년 다시 용어를 재정립하여 '섹스'는 생물학적 구분으로, '젠더'는 개인의 남성 또는 여성으로서의 자가 표현과 그에 따른 사회적 취급의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어원
현대 영어의 'gender'는 중세 영어 'gender, gendre'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앵글로-노르만어와 중기 프랑스어의 'gendre'를 차용한 것이다. 이 단어는 라틴어 'genus'(종류, 부류, 유형)에서 유래하였고, 인도유럽조어의 어근 'gen-'에서 파생되었으며 이는 'kin', 'kind' 등의 영어 단어와 어원이 같다. 현대 프랑스어의 'genre'에도 나타나며, 'gene', 'genesis' 등의 그리스어 어근 'gen-(생산하다)'과도 연관이 있다. 1882년 옥스퍼드 어원사전에는 '젠더'가 '종류, 품종, 성'으로 정의되어 있으며, 1900년 옥스퍼드 영어사전 1판에서는 '종류'를 뜻하는 용법을 구식 표현으로 기록하였다. 문법적 성(性) 구분의 개념으로서는 고대 그리스의 프로타고라스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젠더 정체성과 젠더 역할
젠더 정체성(gender identity)은 자신의 젠더와 그에 부여된 사회적 젠더 역할에 대한 자각 상태를 말한다. 젠더 역할은 특정 성별에 대해 사회가 기대하는 행동, 태도, 가치관 등을 의미하며, 이는 문화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다수의 사람들은 생물학적 성별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며 이를 '시스젠더(cisgender)'라고 한다. 반면 일치는 하지 않는 경우를 '트랜스젠더(transgender)'라고 부른다.
젠더가 어느 정도까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며 어느 정도까지 생물학적인가에 대해서는 학계 내 논란이 있다. 한쪽에서는 사회 구성주의적 견해로 '젠더가 완전히 사회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반대편에서는 생물학주의적 견해로 '젠더가 생물학적 요인에 기반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성과 젠더 모두를 사회적 구성의 산물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젠더를 특정 성별의 행동, 활동, 역할에 대한 관념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결과로 정의한다. 이러한 관념을 통해 각 개인은 사회 속에서 용납되는 믿음, 가치관 및 성품을 갖게 되며, 사회가 젠더를 지정하고 그 역할을 수행시키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견은 크게 반영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현대적 쟁점
유럽연합과 미국 등 일부 국가 내부에서 제기되는 견해에 따르면, 젠더 개념은 생물학적 구분인 섹스를 남녀차별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대등한 남녀 관계와 사회적 평등을 실현하려는 의미를 함축한다. 이는 여성의 권리 신장과 다양성 존중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해당 주장을 정치·제도적 차원에까지 적용할 때에는 개인의 자유와 다원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