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바섬(아랍어: جربة, 프랑스어: Djerba)은 튀니지 동부 가베스만(Gulf of Gabès)에 위치한 섬으로,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섬이다. 면적은 약 514km²이며, 길이와 폭이 각각 약 27km와 26km에 달하고 해안선 길이는 약 125km이다. 행정적으로는 튀니지 메데닌주(Medenine Governorate)에 속한다.
지리 및 기후
제르바섬은 튀니지 본토와 두 개의 연결로 이어져 있으며, 최고 지점의 해발 고도는 약 20m로 지형이 대체로 평탄하다. 기후는 쾨펜 기후 구분상 열대 사막 기후(BWh)에 해당하며, 반건조 기후(BSh)와 경계를 이룬다. 연평균 기온은 약 20.6°C이고, 연간 강수량은 약 202.5mm로 매우 건조한 편이다. 여름철(7~8월) 평균 최고 기온은 33°C 내외이며, 겨울철(1월) 평균 최저 기온은 약 9°C이다.
인구와 민족 구성
2004년 인구 조사에서 139,544명이었던 인구는 2014년 조사에서 163,726명으로 증가했으며, 2023년 추정 인구는 약 184,000명이다. 최대 도시는 후므수크(Houmt Souk)로, 2023년 기준 약 79,000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섬에는 베르베르인, 아랍인, 유대인 등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며, 사용 언어로는 아랍어(공용어), 튀니지 아랍어, 베르베르어, 프랑스어가 있다.
역사
제르바섬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메닝크스(Meninx)' 또는 '리토스(Lytos)'로 알려졌으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연꽃 먹는 사람들(Lotus-eaters)'의 섬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기원전 12세기경 페니키아인들이 정착하여 무역과 도자기 산업, 자색 염료 제조가 번성했다. 이후 로마, 반달족, 이슬람 세력, 노르만인, 오스만 제국 등 여러 세력의 지배를 거쳤다.
섬의 유대인 공동체는 구전 역사에 따르면 예루살렘 성전 파괴 이후 약 2,500년 이상 이 섬에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공동체는 유대 디아스포라 중에서도 코헨(제사장 가문)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 그리바(El Ghriba) 회당은 2,000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회당 중 하나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2023년 9월, 제르바섬은 '섬 영토에서의 정착 패턴에 대한 증언'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이 섬의 오랜 역사와 독특한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받은 결과이다.
경제와 관광
제르바섬은 튀니지 독립 이후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로 발전했다. 흰색으로 칠해진 전통 가옥, 긴 모래 해변, 다양한 문화 유산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2014년에는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약 150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마을 곳곳에 벽화를 그린 '제르바후드(Djerbahood)'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섬에는 제르바-자르지스 국제공항(Djerba–Zarzis International Airport)이 있다.
주요 사건
2002년 4월 11일, 엘 그리바 회당 인근에서 알카에다가 주장한 트럭 폭탄 테러가 발생하여 21명이 사망했다. 2023년 5월 9일에는 같은 회당에서 순례 행사 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여 5명이 사망했다.
철새 보호구역
제르바섬의 빈 엘 우에디안(Bin El Ouedian) 습지는 철새의 서식지로, 2007년 11월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에 따라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