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록스 스타
제록스 스타(Xerox Star)는 미국의 제록스(Xerox) 사가 1981년 4월 27일에 출시한 워크스테이션으로, 공식 명칭은 제록스 8010 정보 시스템(Xerox 8010 Information System)이다. 비트맵 디스플레이, 창 기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아이콘, 폴더, 마우스, 이더넷 네트워킹, 파일 서버, 인쇄 서버, 전자 메일 등 이후 개인용 컴퓨터의 표준이 된 여러 기술을 최초로 상업용 제품에 통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경과 개발
제록스 스타의 개념은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센터(PARC)에서 개발된 실험용 워크스테이션인 제록스 알토(Xerox Alto)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알토는 1972년에 최초로 가동되었으며, 상업용 제품으로 출시될 의도는 없었다. 1977년 제록스는 알토의 혁신을 상업용 제품에 통합하기 위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주 엘세군도(El Segundo)에 설립된 제록스 시스템 개발 부서(SDD)에서 진행되었다. 개발팀은 데이비드 리들(David Liddle)이 이끌었으며 200명 이상의 개발자가 참여했다.
개발 과정에서 작성된 상세한 기능 명세서는 내부적으로 "레드 북(Red Book)"이라 불렸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으로 사용되었다. 시스템은 프로그래밍 언어 메사(Mesa)로 구현되었으며, 이는 모듈라-2와 모듈라-3의 직접적인 전신이 되는 언어이다.
하드웨어 사양
출시된 스타 워크스테이션의 하드웨어는 "댄델리온(Dandelion)"이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AMD Am2900 비트슬라이스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주요 사양은 다음과 같다.
- 메모리: 384KB(최대 1.5MB까지 확장 가능)
- 저장 장치: 10MB, 29MB 또는 40MB 하드 드라이브와 8인치 플로피 드라이브
- 디스플레이: 17인치 흑백 CRT, 1024×808 픽셀, 38.7Hz 주사율
- 네트워크: 이더넷
- 운영 체제: 파일럿(Pilot)
기본 시스템의 가격은 약 75,000달러였으며, 추가 워크스테이션 한 대당 약 16,000달러였다. 기본 시스템에는 8010 스타 워크스테이션, 서버 전용 8010, 그리고 바닥형 레이저 프린터가 포함되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스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핵심 철학은 가능한 한 사무실 환경을 모방하여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보이는 것이 곧 얻는 것"(WYSIWYG) 개념이 핵심 원칙으로 강조되었으며, 텍스트는 종이처럼 흰 바탕에 검은색으로 표시되었다.
주요 설계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캔필드 스미스(David Canfield Smith) 박사는 컴퓨터 아이콘의 개념과 데스크톱 메타포(desktop metaphor)를 창안했다. 사용자는 문서와 폴더가 포함된 데스크톱을 보게 되며, 각기 다른 유형의 문서를 나타내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창이 열리는 방식이었다. 사용자는 먼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대신 파일을 열면 해당 응용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나타났다.
스타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객체(object) 개념에 기반했다. 예를 들어 워드 프로세싱 문서는 페이지 객체, 문단 객체, 문장 객체, 단어 객체, 문자 객체를 포함했다. 사용자는 마우스로 객체를 선택하고 키보드의 전용 특수 키를 눌러 열기, 삭제, 복사, 이동 등의 표준 기능을 일관된 방식으로 호출할 수 있었다.
상업적 성과와 한계
스타는 기술적으로 혁신적이었으나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약 25,000대만 판매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상업적 실패로 간주된다. 실패의 원인으로는 높은 가격, 제록스의 기업 구조적 문제, 마케팅 부족 등이 지적된다. 완전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50,000달러에서 100,000달러를 지출해야 했으며, 이는 당시 비서의 연봉이 약 12,0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비용이었다.
또한 시스템은 당시 기준으로도 느린 편이었으며, 대용량 파일 저장에 수 분이 걸릴 수 있었다. 시스템 충돌 후에는 "파일 스캐빈징(file scavenging)"이라는 복구 과정이 수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후속 제품과 유산
스타의 후속 제품으로는 1985년에 출시된 제록스 6085 PCS가 있으며, 이는 더 효율적인 하드웨어 플랫폼인 "데이브레이크(Daybreak)"를 사용하고 스타 소프트웨어를 뷰포인트(ViewPoint)로 개편한 제품이었다. 이후 제록스는 통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워크스테이션 방식을 포기하고 글로벌뷰(GlobalView)라는 소프트웨어 전용 제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스타는 시장에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컴퓨터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애플 리사(Apple Lisa) 엔지니어링 팀은 1981년 전국 컴퓨터 컨퍼런스(NCC '81)에서 스타를 보고 아이콘 기반 인터페이스로 전환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개발을 이끈 스콧 맥그리거(Scott A. McGregor)도 PARC에서의 창 시스템 경험을 바탕으로 영입되었다. 스타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영향을 받은 제품으로는 리사, 매킨토시, GEM, 비지온(Visi On), 윈도우, 아타리 ST, 아미가, OS/2, NeXTSTEP 등이 있다.
스타의 혁신 중 상당수는 이후 개인용 컴퓨터의 표준이 되었다. WYSIWYG 편집, 이더넷, 디렉터리·인쇄·파일·인터네트워크 라우팅 등의 네트워크 서비스는 오늘날 컴퓨팅 환경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2006년 PC 월드(PC World)는 제록스 8010 정보 시스템을 역대 최고의 PC 25선 중 3위로 선정했다.
참고 자료
- Johnson, Jeff; Roberts, Teresa; Verplank, William; Smith, David; Irby, Charles; Beard, Marian; Mackey, Kevin (1989). "The Xerox Star: A Retrospective". Computer. 22 (9): 11–26.
- Smith, Douglas K.; Alexander, Robert C. (1988). Fumbling the Future: How Xerox Invented, Then Ignored, the First Personal Computer. New York: William Morrow. ISBN 0-688-069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