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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톱

제로톱(Zero-top)은 축구에서 최전방 공격수(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전술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원톱'(한 명의 최전방 공격수)이나 '투톱'(두 명의 최전방 공격수)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숫자 0에 해당하는 공격수를 배치한다는 의미에서 '제로톱'이라 불린다. 이 전술에서 최전방에 위치하는 선수는 전통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폴스 나인(False 9, 가짜 공격수)' 유형의 선수로, 미드필더와 공격수 역할을 겸하며 상대 수비라인을 끌어내고 공간을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포메이션상으로는 4-6-0에 가까운 형태를 띠며, 미드필더 숫자가 한 명 늘어나므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이 전술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더진의 뛰어난 패싱력, 창의성, 유기적인 위치 변경 능력, 그리고 강한 압박 전환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역사적으로는 2005-2006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의 AS로마가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지휘 아래 처음 선보인 사례가 알려져 있으며, 이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 전술을 차용한 바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는 2012년 UEFA 유로 선수권 대회(유로 2012)에서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이 선보인 제로톱 전술이다. 스페인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가짜 공격수로 기용하는 전술로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4대 0으로 대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클럽 축구에서는 FC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를 폴스 나인으로 활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제로톱 전술 수행 선수로는 리오넬 메시, 호베르투 피르미누, 라힘 스털링 등이 있으며, 과거 선수로는 프란체스코 토티, 미카엘 라우드루프, 마티아스 진델라 등이 꼽힌다.

제로톱 전술은 장점과 함께 명확한 한계도 지닌다. 측면 크로스나 문전 마지막 패스가 연결되어도 마무리할 전문 스트라이커가 없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미드필더들의 과도한 활동량으로 인해 후반 체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상대가 밀집 수비로 공간을 내주지 않을 경우 효과가 반감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제로톱은 강력한 미드필드 자원을 보유한 일부 팀에 한정되어 사용되며, 범용적인 전술이라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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