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산(영어: lactic acid)은 분자식이 C₃H₆O₃인 유기산으로, 락트산 또는 유산(乳酸)이라고도 불린다. 젖산은 α-하이드록시산(AHA)에 속하며, 카복실기(-COOH)에 인접한 위치에 하이드록실기(-OH)가 존재하는 것이 구조적 특징이다. 고체 상태에서는 흰색이며, 액체 상태에서는 물과 완전히 섞이고 물에 용해되었을 때 무색 용액을 형성한다.
화학적 특성
젖산은 카이랄성을 가지며, L-젖산((S)-젖산)과 D-젖산((R)-젖산)의 두 가지 거울상 이성질체로 존재한다. 이 둘이 동일한 비율로 혼합된 것을 DL-젖산 또는 라세미 젖산이라고 한다. 젖산은 흡습성이 있으며, DL-젖산의 녹는점은 약 16~18°C이다. 젖산의 짝염기는 젖산염(lactate)이라고 하며, 파생되는 아실기의 이름은 락토일(lactoyl)이다. 젖산은 아세트산보다 pKa가 약 1단위 낮아 약 10배 더 강한 산성을 띠는데, 이는 α-하이드록실기와 카복실기 사이의 분자 내 수소 결합에 기인한다.
역사
젖산은 1780년 스웨덴의 화학자 칼 빌헬름 셸레(Carl Wilhelm Scheele)가 신 우유(sour milk)에서 최초로 분리하였다. 이름은 "우유"를 의미하는 라틴어 "lac"에서 유래하였다. 1808년 옌스 야코브 베르셀리우스(Jöns Jacob Berzelius)는 운동 중인 근육에서도 젖산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1873년 요하네스 비슬리체누스(Johannes Wislicenus)에 의해 구조가 확립되었다. 1856년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유산균(Lactobacillus)의 젖산 합성 역할을 밝혀냈고, 1895년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이 상업적 생산에 나섰다.
생산
젖산은 산업적으로 세균 발효 또는 아세트알데하이드로부터의 화학 합성을 통해 생산된다. 2009년 기준 생산량의 약 70~90%가 발효법에 의존하였다. 발효법에서는 유산균(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casei 등)을 이용하여 포도당, 자당, 유당 등의 탄수화물을 젖산으로 전환한다. 동종발효(homofermentative) 세균은 포도당 1몰당 2몰의 젖산을 생성하며, 이종발효(heterofermentative) 세균은 추가로 이산화탄소와 아세트산/에탄올을 함께 생성한다. 화학 합성법에서는 아세트알데하이드와 시안화수소를 반응시켜 락토나이트릴을 만든 후 이를 가수분해하여 라세미 젖산을 얻는다.
생물학적 역할
동물에서 L-젖산은 정상적인 대사 및 운동 중에 발효 과정을 통해 피루브산으로부터 젖산 탈수소효소(LDH)에 의해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혈중 젖산 농도는 휴식 시 보통 1~2mM이지만, 격렬한 운동 중에는 20mM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생성된 젖산은 산소가 충분한 조직에서 피루브산으로 재산화되어 시트르산 회로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거나, 간에서 코리 회로(Cori cycle)를 통해 포도당으로 전환될 수 있다. L-젖산은 하이드록시카복실산 수용체 1(HCA1/GPR81)의 주요 내인성 작용제로서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신호 전달 기능도 수행한다.
활용
젖산은 식품 첨가물(E270, INS 270)로서 방부제, 산미료, 조미료로 사용되며, 요구르트, 케피르, 치즈 등의 발효유 제품과 사워도우 빵, 사우어 맥주 등 발효 식품의 주요 산미 성분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링거 젖산 용액(락테이트링거)과 하트만 용액의 구성 성분으로 외상, 화상, 수술 후 수액 소생술에 사용된다. 산업적으로는 두 분자의 젖산을 탈수하여 락타이드를 만든 후 중합하여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락트산(PLA)을 생산하는 데 활용되며, 이는 석유화학 유래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제약 및 화장품 분야에서 산도 조절, 살균, 각질 용해 목적으로 사용되며, 액체 세정제에서는 석회질 제거제로도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