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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본

정본(正本)은 한국어에서 두 가지 주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로, 한자 正(바를 정)과 本(근본 본)으로 이루어져 있다. 법률 및 행정 분야와 문헌학 분야에서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다.

법률·행정 분야에서의 정본

법률 용어로서의 정본은 원본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그대로 복제한 문서로, 원본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 공식 문서를 의미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정본은 "판결의 원본을 토대로 공증 권한을 갖는 공무원이 작성한 것으로, 원본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문서"이다. 즉, 원본과 내용이 완전히 일치함을 전제로 일정한 법적 효력을 인정받는다.

정본은 단순한 복사본(사본)이나 등본과 구별된다. 일반 복사본은 원문을 단순히 복제한 것에 불과하지만, 정본은 법률상 권한 있는 기관이나 담당자가 원본과 동일함을 확인하거나 일정한 절차에 따라 작성한 공식 문서라는 특징이 있다. 법원에서는 판결문, 결정문, 명령 등 원본을 별도로 보관하고 당사자에게 정본을 송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정본에는 보통 법원 직인이 찍혀 있어 다른 문서와 구분되며, 문서 상단이나 하단에 "정본"이라는 표기와 함께 법원 도장이 날인된다. 정본을 받아야 항고, 집행 등의 법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등본(謄本), 초본(抄本), 부본(副本), 사본(寫本)이 있다. 등본은 원본 전체를 옮겨 적은 문서이고, 초본은 원본의 일부를 발췌한 문서이며, 정본은 원본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문서를 가리킨다. 원본을 보관하고 원본과 같은 효력이 있는 문서를 외부에 교부할 필요가 있을 때 등본을 정본으로 표시하여 교부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문헌학 분야에서의 정본

문헌학에서 정본은 "고전의 여러 이본(異本) 가운데, 검토하고 교정하여 원본과 가장 가깝다고 판단한, 표준이 될 만한 책"을 뜻한다. 즉 여러 판본이나 사본이 존재하는 고전 문헌에서, 전문가들이 본문을 교감하고 교정하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표준 텍스트로 확정한 판본을 가리킨다.

정본 제작의 과정에는 저본(底本), 이본(異本), 교감(校勘), 교감기(校勘記) 등의 개념이 연관된다. 저본은 교감의 바탕이 되는 기본 텍스트이며, 이본은 서로 다른 이형(異形)의 판본들이다. 교감은 이러한 판본들을 서로 대조하여 본문의 차이를 비교하는 작업을 말하며, 교감기는 그 선택 근거를 기록한 문서를 의미한다. 이 분야에서 정본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는 단순히 '잘 다듬어진 텍스트'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떠한 자료를 바탕으로(저본) 어떤 차이를 비교했고(교감) 그 선택 근거를 어떻게 남겼는지(교감기)가 함께 제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기타 용례

한편 정본(政本)은 '정치의 대본(大本)'이라는 뜻으로 '농업'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으나, 이는 오늘날에는 널리 사용되지 않는 옛 용례에 해당한다.

정본이라는 단어는 한자문화권인 한국어에서 근대 이후 법률 제도와 문헌학 연구가 발전하면서 표준화된 어휘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는 법조계와 학계에서 정형화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공식 등재된 표준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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