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공포증(接觸恐怖症, Haphephobia, aphephobia, haptophobia)은 특정 공포증(specific phobia)의 한 유형으로, 타인이 자신에게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것에 대해 비이성적이고 병적인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영문 명칭인 'Haphephobia'는 그리스어로 '접촉'을 의미하는 '하페(haphe)'와 '공포'를 의미하는 '포보스(phobos)'의 합성어에서 유래하였다.
접촉공포증은 대개 자신만의 개인 공간을 오염이나 침범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본능이 과장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된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구역질, 심장 박동 수 증가, 구강 건조, 현기증, 호흡 곤란, 과호흡, 공황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 울음, 경직, 울화통, 보호자에 대한 집착 등의 행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접촉공포증의 원인은 아직 단일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관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폭력이나 신체적 학대 등 접촉과 관련된 외상(trauma) 경험, 공포증이나 불안 장애의 가족력(유전적 요인 및 관찰 학습), 결벽증(mysophobia)이나 군중공포증(ochlophobia) 등 다른 공포증과의 동반, 강박장애(OCD)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기타 정신 건강 질환과의 연관성 등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또한 여성의 경우 접촉공포증과 같은 상황형 공포증에 시달릴 위험이 남성보다 약 2배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진단은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의 특정 공포증 진단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 주요 기준으로는 접촉에 대한 과도하거나 비합리적인 두려움, 접촉 상황에 노출될 때의 즉각적인 불안 반응, 두려움이 과도하다는 자각, 적극적인 회피 행동, 일상생활 기능의 현저한 손상, 그리고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치료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CBT), 노출 요법(exposure therapy), 이완 기법 및 호흡 운동,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등의 약물 치료가 활용된다. 접촉공포증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호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