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곡(Les préludes), S.97은 프란츠 리스트가 작곡한 교향시 중 세 번째 작품이다. 리스트가 창시한 '교향시(Symphonic Poem)' 장르의 초기이자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히며, 관현악에 의한 표제음악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개요
리스트는 1844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시인 조제프 오트랑(Joseph Autran)을 만나 '북풍', '대지', '홍수', '별'이라는 네 편의 시를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합창곡 《네 개의 원소(Les quatre élémens)》를 작곡했다. 이후 이 합창곡을 관현악 반주용으로 편곡하면서 별도의 서곡을 덧붙였는데, 1848년에 새로 추가된 이 서곡이 교향시 《전주곡》의 원형이다.
음악은 1849~1855년 사이에 완성되었으며, 프랑스 시인 알퐁스 드 라마르틴(Alphonse de Lamartine)의 《신(新) 시적 명상록(Nouvelles méditations poétiques)》에 수록된 송시(Ode)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 또는 '전주곡'을 뜻하는 'Les préludes'라는 제목을 얻었다. 초연은 1854년 2월 23일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리스트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졌으며, 악보는 1856년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Breitkopf & Härtel)에 의해 출판되었다.
악기 편성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튜바 및 베이스 트롬본 포함), 하프, 그리고 다양한 타악기(팀파니, 사이드 드럼, 베이스 드럼, 심벌즈)로 구성된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성되었다.
악곡 구성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단악장 형식이다.
- 질문(서론 및 Andante maestoso) (1~46마디) — 현악군의 엄숙한 피치카토로 시작되며, '인생이란 죽음에 대한 전주곡'이라는 대전제를 암시한다.
- 사랑 (47~108마디) — 첼로와 호른이 주도하는 아름다운 칸타빌레 선율이 꿈결 같은 행복을 그린다.
- 폭풍 (109~181마디) — 인생의 시련을 상징하는 격렬한 폭풍우가 휘몰아친다.
- 목가적인 고요함 (182~344마디) — 잉글리시 호른이 이끄는 전원에서의 휴식을 나타낸다.
- 전투와 승리 (345~420마디) — 알레그로 마르치알레의 행진곡으로 진행되며, 영웅이 전장으로 향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되찾는 과정을 그리며 장엄한 클라이맥스로 끝맺는다.
서문
1856년 출판된 악보에는 다음과 같은 서문이 실려 있다(리스트의 동반자 카롤리네 자인-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짐):
"우리의 인생이란 죽음에 의해 그 엄숙한 첫 음이 연주되는 미지의 찬가에 대한 전주곡이 아니겠는가? — 사랑은 모든 존재의 눈부신 여명이다. 그러나 매서운 바람이 아름다운 환영을 흩어 버리고 격렬한 전광이 제단을 파괴해버리는 폭풍우에 의해서 그 최초의 행복의 환희가 중단되지 않을 운명이 어디 있겠는가? ... 그러나 인간은 자연의 품이 베푸는 자비 깊은 평안의 향락 속에 오래도록 안주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나팔소리가 경보를 울리면, 그는 다시금 위험한 전장으로 돌진한다, 전투를 통해서 완전한 자각과 활력을 되찾기 위하여."
평가 및 영향
《전주곡》은 리스트의 13편의 교향시 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사랑, 시련, 휴식, 투쟁이라는 일련의 이미지들을 통해 독일 낭만주의의 인생관을 응축하여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품은 교향시라는 장르의 전형을 확립했으며, 이후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후대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