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중심 심리치료(Transference Focused Psychotherapy, TFP)는 오토 컨버그(Otto F. Kernberg)가 개발한 고도로 구조화된 정신역동치료로서,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의 치료를 위해 고안되었다. 이 치료법은 컨버그의 대상관계모델(object relations model)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있다.
이론적 배경
전이중심 심리치료는 경계선 성격구조(borderline personality organization, BPO)를 가진 사람의 심리적 문제를 자기(self)에 대한 내적 표상과 의미 있는 타자(significant others)에 대한 내적 표상이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대립하는 상태로 이해한다. 정상적인 심리 발달 과정에서는 개인이 자신과 타자에 대한 표상을 점진적으로 구분하고 통합하게 되지만, 경계선 성격장애에서는 이러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분열(splitting),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 해리(dissociation)와 같은 원초적 방어기제가 사용된다. 이로 인해 자기와 타자에 대한 인식이 선악, 흑백, 모 아니면 도(all or nothing)라는 이분법적 경험으로 나뉘는 정체성혼란(identity diffusion)이 나타난다.
치료의 목표
전이중심 심리치료의 주요 목표는 자살 가능성과 자해 행동을 줄이고, 행동 통제와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며, 만족스러운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인생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와 타자의 표상 통합을 촉진하고, 원초적 방어기제를 수정하며, 내적 표상 세계의 파편화를 유지하는 정체성혼란을 해결함으로써 달성된다.
치료 과정
치료는 치료 계약(treatment contract)의 개발로 시작된다. 치료 계약은 일반적 가이드라인과 개인 내담자의 특정 문제 영역에 적용되는 항목으로 구성되며, 치료사의 책임도 포함한다. 내담자와 치료사는 치료가 진행되기 전에 이 계약 내용에 동의해야 한다.
치료 과정은 다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전이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내적 대상 관계에 대한 진단적 서술이 이루어진다. 둘째, 전이에서의 해당 자기 표상과 대상 표상의 진단적 동화(elaboration)와 전이 및 역전이에서의 역할에 대한 진단적 동화가 진행된다. 셋째, 분열된 자기 표상의 통합을 통해 정체성혼란을 해결하는 자기 개념과 타자 개념의 통합으로 이어진다.
치료 첫 1년 동안은 문제의 위계체계(hierarchy of issues)에 따라 자살 행동과 자해 행동의 통제, 치료를 방해하는 다양한 행동들, 그리고 우세한 대상 관계 패턴의 동일시와 재현에 집중한다.
변화 기제
전이중심 심리치료에서 변화의 기제는 컨버그의 경계선 성격 구조 이론에 기반한다. 부분적인 자기 표상과 타자 표상은 대상관계양자(object relation dyads)라는 정신적 단위에서 정서에 의해 연결된다. 경계선 병리에서는 이러한 내적 대상관계양자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분열성 심리적 구조가 나타난다. 치료의 변화 기제는 양극성 정서 상태와 자기 표상 및 타자 표상을 보다 일관성 있는 전체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치료 과정에서 전이 분석은 원초적 대상 관계에서 진전된 대상 관계로의 변화를 이행하는 주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실증적 연구
전이중심 심리치료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여러 차례 수행되었다. 예비연구에서는 치료 기간 동안 자살 시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환자의 신체적 조건이 향상되었으며, 정신질환으로 인한 입원 횟수와 입원 기간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통상적 치료(treatment as usual, TAU)와의 비교 연구에서도 전이중심 심리치료군이 전반적 기능 향상과 응급실 방문 및 입원 횟수 감소를 보였다.
변증법적 행동치료(dialectical behavior therapy, DBT) 및 지지적 치료와의 비교 연구에서는 전이중심 심리치료가 6개 영역 내 12개 변수 중 10개에서 중대한 진전을 보였으며, 특히 분노와 충동성 영역에서 변증법적 행동치료보다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도상중심치료(schema-focused therapy, SFT)와의 비교 연구에서는 도상중심치료가 치료 보유율과 삶의 질 향상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있다.
적용 대상
전이중심 심리치료는 주로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되었으나, 그 이론적 모델은 경계선 성격구조를 가진 다양한 내담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증상 변화뿐 아니라 성격 구조 자체의 변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단기 증상 중심 치료법과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