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轉依)는 불교 유식유가행파(Yogācāra)의 핵심 교학으로, 깨달음을 증득하는 방법과 그 방법을 통해 성취되는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āśraya-parāvṛtti 또는 āśraya-parivṛtti라고 하며, 티베트어로는 gnas gyur pa, 영어로는 "transformation of the basis" 또는 "changing the basis"로 번역된다.
문자 그대로의 뜻은 '소의(所依, āśraya), 즉 발동근거를 바꾼다[轉]'는 의미이다. 여기서 '소의'는 팔식(八識), 특히 제8식인 아뢰야식(阿賴耶識)을 가리킨다. 전의는 성도(聖道), 즉 수행을 통해 번뇌에 오염된 여덟 가지 식(識)을 지혜(智)로 질적으로 전환(transformation)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미혹한 상태(변계소집성)에서 깨달음의 상태(원성실성)로 존재의 기체 자체를 변형시키는 과정이다.
전의는 달리 전식득지(轉識得智) 또는 전식성지(轉識成智)라고도 표현된다. 구체적으로는 여덟 가지 식이 네 가지 지혜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 제8식 아뢰야식(阿賴耶識) → 대원경지(大圓鏡智): 우주의 모든 것을 아는 부처의 지혜.
- 제7식 말나식(末那識) → 평등성지(平等性智): 자타가 평등하고 둘이 아님을 여실히 아는 지혜.
- 제6식 의식(意識) → 묘관찰지(妙觀察智): 제법의 자상과 공상을 잘 관찰하는 지혜.
- 전5식(眼·耳·鼻·舌·身識) → 성소작지(成所作智): 중생을 이익 되게 하는 지혜.
유식유가행파의 교학에서는 전의를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한다. 첫째는 번뇌장(煩惱障), 즉 아집을 끊고 열반(해탈)을 증득할 때의 전의이고, 둘째는 소지장(所知障), 즉 법집을 끊고 보리(菩提)를 증득할 때의 전의이다. 이 둘을 통칭하여 이전의(二轉依) 또는 이전의묘과(二轉依妙果)라고 하며, 열반과 보리가 곧 전의의 두 가지 결과[二轉依果]에 해당한다.
《성유식론(成唯識論)》 제1권에 따르면, 유가유식행파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이 전의의 성취, 즉 전식득지의 성취에 있다. 전의는 소의이전(所依已轉) 또는 변주(變住)라고도 하는데, 전자가 '소의가 이미 변형되었다'는 뜻이라면 후자는 '변형이 완료되어 그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전의는 유식유가행파의 수행론과 깨달음론을 종합하는 핵심 개념으로, 수행을 통한 인간 의식의 근본적 전환과 그 궁극적 성취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불교 교학의 중요한 용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