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성 고분자(Conductive Polymers)는 전기를 전도하는 성질을 가진 고분자 화합물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을 포함한 고분자는 전기 저항이 매우 높아 절연체(부도체)로 분류되나, 전도성 고분자는 금속이나 반도체와 유사한 수준의 전기 전도성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1970년대 후반 앨런 하이거(Alan J. Heeger), 앨런 맥디아미드(Alan G. MacDiarmid), 시라카와 히데키(Hideki Shirakawa) 교수가 폴리아세틸렌에 할로겐 원소를 첨가(도핑)하여 전기 전도도를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음을 발견하며 학문적·산업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관련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전도성 고분자의 주된 구조적 특징은 탄소 원자 간의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이 교대로 나타나는 공액 이중 결합(Conjugated double bond) 구조를 갖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 내에서는 π-전자가 분자 전체에 걸쳐 비국소화(Delocalized)되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여기에 전자를 제거하거나(p-형 도핑) 추가하는(n-형 도핑) 과정을 거치면 전하 운반체의 농도가 높아져 높은 전기 전도성을 띠게 된다.
대표적인 전도성 고분자로는 폴리아세틸렌(Polyacetylene), 폴리아닐린(Polyaniline), 폴리피롤(Polypyrrole), 폴리티오펜(Polythiophene), 그리고 유기 발광 소자나 태양전지에 널리 쓰이는 PEDOT:PSS 등이 있다.
전도성 고분자는 금속에 비해 가볍고 가공이 용이하며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용액 공정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대면적 소자를 제작할 수 있어 유연 디스플레이, 유기 태양전지, 센서, 정전기 방지 코팅, 전자파 차폐재, 생체 전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