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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형법

적형법(敵刑法, 독일어: Feindstrafrecht, 영어: enemy criminal law)은 독일의 형법학자이자 법철학자인 귄터 야콥스(Günther Jakobs)가 제안한 형법 이론상의 개념이다. 야콥스는 형법을 시민형법(Bürgerstrafrecht)과 적형법(Feindstrafrecht)으로 구분하였으며, 적형법은 특정 범죄자 집단을 사회의 '적(Feind)'으로 간주하여 이들에게 시민으로서의 헌법적 보장을 부여하지 않고 위험 제거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형법 체계를 의미한다.

야콥스는 1985년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형법교수회의에서 "법익침해 전단계에서의 범죄화(Kriminalisierung im Vorfeld einer Rechtsgutsverletzung)"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으며, 이후 논문들을 통해 개념을 구체화하였다. 적형법의 대표적인 예로 테러형법이 거론된다. 야콥스에 따르면 시민형법은 인격(Person)으로서의 시민과 규범적 소통을 시도하는 반면, 적형법은 인격이기를 거부하는 적(非인격)과 소통하지 않고 이를 위해로운 존재로 보아 제거하려는 성격을 띤다.

적형법은 전통적인 법치국가적 형법의 원칙(책임주의, 행위형법, 법익보호의 최후수단성 등)에서 벗어나, 가벌성의 전치화(前段階化), 추상적 위험범의 확대, 예방적 목적의 강화 등의 현대 형법 현상을 설명하는 분석 도구로 사용된다. 야콥스는 적형법의 구체적 사례로 보안감호(Sicherungsverwahrung)를 언급하였다.

이 개념은 학계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다수의 형법학자들은 야콥스의 적형법 개념이 단순한 현행 형법에 대한 기술적(descriptive) 분석을 넘어, 법치국가적 원칙이 결여된 처벌을 정당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학계에서도 적형법은 주로 야콥스의 규범이론과 귀속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의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테러형법이나 예방형법의 정당성 문제와 관련하여 분석적 의미를 지니는 개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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