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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 품종

재래 품종(在來品種, landrace)은 특정 지역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순화·적응된 재래 동·식물 품종을 가리킨다. 영어 'landrace'는 독일어 'Landrasse'에서 유래하였으며, 문자 그대로 '지역 품종(country-breed)'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189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농업 및 임업 회의에서 유전자원으로서의 재래 품종의 역할이 처음 언급되었고, 1908년 쿠르트 폰 뤼름커(Kurt von Rümker)가 최초로 정의하였으며, 1909년 U. J. 만스홀트(U. J. Mansholt)가 보다 명확히 개념을 정립하였다.

재래 품종은 현대적 의미의 동물 품종(breed)이나 식물 재배 품종(cultivar)과 구분된다. 현대의 개량 품종이 계획적인 교배와 선발을 통해 균일한 형질을 갖추도록 육성된 것과 달리, 재래 품종은 인간의 의도적인 품종 개량 프로그램의 결과물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기후, 토양, 병충해 등)과 전통적인 농경·목축 문화의 영향을 받아 자연적으로 발달해 왔다. 따라서 재래 품종은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하고, 특정 지역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재해 저항성이 높은 반면, 생산성(수확량)은 중간 정도 수준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재래 품종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형태적으로 구별 가능한 고유한 특성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유전적 변이를 유지하는 '역동적'인 집단이다. 둘째, 특정 지역의 기후, 질병, 해충, 재배 관행 등에 유전적으로 적응되어 있다. 셋째, 공식적인 육종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것이 아니며, 지리적 격리에 의해 유전적 고립이 유지되어 왔다. 넷째, 특정 지리적 지역에서 역사적 기원을 가지며, 지역 고유의 명칭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재래 품종은 식물과 동물 모두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식물 재래 품종(재래 작물, heirloom plant)의 경우 전 세계 많은 소규모 농가에서 여전히 재배되고 있으며, 전통 농업 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동물 재래 품종(animal landrace)의 경우 가축뿐만 아니라 개, 고양이, 말 등 다양한 반려·운송 동물에서도 발견된다. 다만 학술 연구는 주로 식물 재래 품종에 집중되어 있으며, 동물 재래 품종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재래 품종은 생물다양성 보존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현대의 균일화된 개량 품종이 확산됨에 따라 많은 재래 품종이 소멸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재배 작물과 가축의 유전적 다양성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를 중심으로 재래 품종의 현지 내 보존(in situ conservation, 농가에서 지속적 재배)과 현지 외 보존(ex situ conservation, 유전자은행에서 보관)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제주 흑돼지, 재래닭, 토종벼 등이 대표적인 재래 품종의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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