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C-X75는 영국의 자동차 제조사 재규어(Jaguar Cars)가 자사의 창립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0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한 하이브리드 전기 컨셉트 카이다. 이 차량은 재규어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과 고성능 친환경 기술력을 선보이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개발 및 초기 컨셉
2010년 공개된 초기 컨셉트 모델은 혁신적인 파워트레인을 특징으로 했다. 각 바퀴에 독립적인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총 네 개의 전기 모터가 구동력을 제공했으며, 이 전기 모터들은 총 780마력(580kW)의 출력을 냈다. 전력 공급을 위해 차체 중앙에 두 개의 소형 가스 터빈 엔진(Micro Gas Turbines)이 탑재되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었다. 이 터빈은 제트 연료, 디젤, 바이오 연료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높은 회전수로 전력을 생산하는 동시에 배기열을 활용하는 기술까지 고려되었다. 재규어는 C-X75가 0-100km/h를 3.4초에 가속하고 최고 속도 330km/h를 달성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약 110km를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컨셉트는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28g/km)과 함께 고성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생산 계획 및 파워트레인 변경
2011년, 재규어는 C-X75를 250대 한정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F1 팀 윌리엄스의 엔지니어링 자회사인 윌리엄스 어드밴스드 엔지니어링(Williams Advanced Engineering)과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생산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초기 컨셉트의 가스 터빈 기술은 상용화의 어려움과 비용 문제로 인해 변경되었다.
생산 예정이었던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 시스템은 1.6리터 직렬 4기통 트윈차저(슈퍼차저와 터보차저 결합) 엔진을 사용했으며, 이 엔진은 502마력(374kW)을 발휘하며 최고 회전수 10,000rpm에 달했다. 여기에 두 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가 추가되어 총 시스템 출력은 850마력(630kW) 이상을 목표로 했다. 이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0-100km/h 가속을 3초 미만, 0-160km/h 가속을 6초 미만에 완료하고, 최고 속도 350km/h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었다.
생산 취소 및 유산
재규어는 2012년 12월,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금융 위기를 이유로 C-X75의 생산 계획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개발이 진행 중이던 5대의 프로토타입 중 일부는 재규어의 기술 시연 차량으로 활용되었으며, 이 차량들은 재규어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C-X75는 비록 양산되지는 못했지만, 그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력은 이후 재규어 모델들의 디자인 언어와 기술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 차량은 2015년 개봉한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스펙터》에서 악당의 차량으로 등장하며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에 사용된 차량은 실제 C-X75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특수 효과를 위해 일부 변형이 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