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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귀열

재귀열(再歸熱, relapsing fever)은 보렐리아(Borrelia) 속에 속하는 스피로헤타(spirochaeta)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병이다. 감염된 진드기(물렁진드기 또는 견체진드기)나 몸니(신체이)에 물리거나 접촉함으로써 전파된다. 진드기가 매개하는 경우(진드기 매개 재귀열)와 이가 매개하는 경우(이 매개 재귀열)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증상은 갑작스러운 오한과 함께 40°C 이상의 고열,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구토 등이 나타난다. 발진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2~9일간 지속되다가 발한과 함께 열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호전된다. 약 1주일간의 무열 기간 후 동일한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데, 이러한 발열과 해열의 주기는 치료 없이도 수 차례(최대 30회까지) 반복될 수 있다. 이처럼 열이 재발하는 양상이 질병명의 유래가 되었다.

진단은 환자의 혈액 도말 표본을 현미경으로 검사하여 보렐리아 균을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검사로 유전 물질을 검출하기도 한다. 치료에는 테트라사이클린, 독시사이클린, 에리트로마이신 등의 항생제가 사용되며, 대개 효과적이다. 첫 항생제 투여 후 2시간 이내에 야리쉬-헤륵스하이머 반응(Jarisch-Herxheimer reaction)이라고 불리는 일시적인 염증 반응(오한, 발열, 혈압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매개 재귀열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률이 10~40%에 이르지만, 치료 시 2~5%로 낮아진다. 진드기 매개 재귀열은 이보다 예후가 좋아 치료받지 않은 경우 10% 미만, 치료 시 2% 미만의 사망률을 보인다.

역사적으로 이 질병은 1741년 장티푸스 및 발진티푸스와 구별되는 독립된 전염병으로 인식되었다. 한국에서는 1910년 함경북도 나남(羅南)에서 일본군 병사들에게 발생한 사례가 최초의 역학적 보고로 기록되어 있다. 1930~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중 유행이 심각했으나, DDT 등 살충제의 보급과 생활 수준 및 위생 상태의 개선으로 196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현대에는 주로 아프리카(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등)의 난민 캠프나 전쟁 지역, 그리고 미국 서부 지역의 산간 통나무집이나 동굴 탐험객 사이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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