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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 구마 예식

장엄 구마 예식은 가톨릭교회의 준성사(準聖事) 중 하나로, 악마(마귀)에게 사로잡힌 사람이나 사물, 장소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악마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거행되는 공적 의례를 가리킨다. 라틴어 정식 명칭은 'Magnus Exorcismus'(대구마) 또는 'Sollemnis Exorcismus'(장엄구마)이며, 한국 가톨릭에서는 이 두 용어를 각각 '대구마(大驅魔)'와 '장엄구마(莊嚴驅魔)'로 번역하여 사용한다.

장엄 구마 예식은 세례 때 거행되는 간단한 형식의 구마와 구별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1673항)에 따르면, 교회가 어떤 사람이나 물건이 마귀의 세력으로부터 보호되고 마귀의 지배력에서 벗어나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공적으로 권위를 가지고 청하는 것을 구마라고 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를 행하셨고 교회는 마귀를 쫓아내는 권능과 의무를 그로부터 받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장엄 구마 예식은 성사(성체성사, 고해성사 등 7성사)가 아니라 준성사에 속하므로, 성사와 달리 전례서에 규정된 순서나 형식을 엄격히 따르지 않더라도 유효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공적 구마로서의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교회법이 정한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집전 조건 및 절차

가톨릭교회법 제1172조에 따라 장엄 구마 예식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만 합법적으로 집전될 수 있다.

  1. 교구 직권자(교구장 주교)로부터 특별하고 명시적인 허가를 받아야 한다.
  2. 집전자는 신심과 학식과 현명과 생활이 완벽한 사제(탁덕)여야 한다.
  3. 구마 예식이 거행되기 전에 부마자로 의심되는 사람은 반드시 정신적·신체적 질병 여부를 판단받기 위해 전문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하며, 의학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았음이 확인되어야 한다.
  4. 예식서(로마 전례서)의 규정을 준수하여 거행되어야 한다.

부마(악마에 사로잡힘)가 의심되는 징후로는 부마자가 배운 적이 없는 외국어나 고대 언어로 말하는 것, 초자연적인 능력이나 힘을 발휘하는 것, 숨겨진 물건의 위치를 알아맞히는 것, 성물에 대한 두려움이나 적개심, 지속적이고 극심한 신성 모독 등이 《로마 예식서》에 기술되어 있다.

역사적 배경

가톨릭교회의 구마 예식은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악령들을 내쫓으라고 지시한 데에서 기인한다(마태 10,1.8; 마르 6,7; 루카 9,1.10,1 등). 초대 교회 시기부터 구마는 행해졌으며, 3세기에는 구마를 전담하는 교회 내 직책인 구마품(驅魔品)이 설립되어 성품성사의 7품급 가운데 제3품에 해당하였으나, 1972년에 폐지되었다.

교황청 차원에서 구마 예식서를 표준화한 것은 1614년이 처음이었으며,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1953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되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개혁의 일환으로 구마 전례서도 개정되어, 199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령으로 새 전례서가 발행되었다. 1999년판은 이전 판과 비교하여 기본 원칙부터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악마를 저주하며 떠나기를 명령하기보다는 하느님께 환자의 해방과 자유를 청원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았다. 이 전례서는 2004년에 다시 수정판이 나왔다.

한국 천주교회는 장엄 구마 예식서 2004년판을 번역하여 2016년에 교황청의 추인을 받았고, 2020년 2월 2일부터 사용이 승인되었다.

현대적 운용

현대 가톨릭교회는 장엄 구마 예식을 매우 신중하게 취급한다.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주교들은 장엄 구마를 쉽게 허가하지 않으며, 정신질환과 부마를 구별하기 위해 의학적 진단을 우선시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각 교구마다 구마사제를 양성하도록 조처하였고, 교황 프란치스코는 2014년 국제구마사제협회(Associazione Internazionale degli Esorcisti, AIE)를 교회법상 인준 단체로 공식 인정하였다.

장엄 구마 예식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며, 부마자의 사생활 보호와 영적 안전을 위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구마 예식은 한 번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며칠, 몇 주, 몇 달에 걸쳐 장기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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