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잠'은 한국어에서 수면 상태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명사이다. 동사 '자다'와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직접적인 연결 관계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논의가 있다. 또한 '잠'은 음이 같은 여러 한자(箴, 簪 등)의 한국어 발음으로도 사용된다.
의미
'잠'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첫째,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를 뜻한다. 이는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반무의식 상태에 들어가는 생리적 현상을 가리킨다.
둘째, 아직 각성되지 못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사용된다. 예컨대 어떤 일에 대해 깨어 있지 못하거나 인식이 부족한 상태를 '잠들어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셋째, 누에가 허물을 벗기 전에 뽕잎을 먹지 않고 잠시 쉬는 상태, 또는 그 횟수를 세는 단위를 뜻한다.
넷째, 여러 겹으로 된 물건이 부풀지 않고 눌려 가라앉은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다섯째, 방언적 용법으로 '겨울잠'의 북한어, '좀'이나 '점'의 방언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어원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현대 국어 '잠'의 옛말인 '잠(아래아)'은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근대국어 후기에 모음 'ㆍ'가 'ㅏ'로 변하면서 소리의 구별이 사라져, 19세기에 이르러 현대 국어와 같은 '잠'의 형태가 등장하였다.
국립국어원은 '잠'이 동사 '자다'와 어원적으로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자다'에 명사파생접미사나 동명사어미가 결합하여 명사가 되었다면 '잠'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15세기부터 아래아(ㆍ)를 포함한 형태로 나타나 '자다'와 모음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이에 따라 '잠'과 '자다'의 직접적인 연결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국립국어원의 설명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잠'을 하나의 단일어로 처리하며, 이는 '그림(그리-+-ㅁ)'처럼 명사파생접미사가 결합한 것으로 분석하는 경우와 대비된다.
관련 표현
한국어에는 '잠'과 결합한 다양한 표현이 존재한다. 잠자는 시기에 따라 '아침잠', '낮잠', '밤잠', '봄잠', '초저녁잠' 등이 있으며, 잠드는 깊이나 자세에 따라 '겉잠', '귀잠', '단잠', '선잠', '속잠', '수잠', '토끼잠', '풋잠', '그루잠' 등이 있다. 또한 자세에 따라 '나비잠'(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새우잠'(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자는 잠), '개잠'(개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오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잠), '갈치잠'(비좁은 방에서 여럿이 모로 끼어 자는 잠) 등이 있다.
한자어로서의 '잠'
'잠'은 음이 같은 여러 한자의 한국어 발음이기도 하다.
- 箴(경계 잠): 남의 잘못을 지적하여 고치게 한다는 뜻으로,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경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은 실용적 성격의 한문 문체를 가리킨다. '잠언'(箴言)과 같은 단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簪(비녀 잠): 여자의 쪽 진 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장신구, 또는 장부 맞춤에서 두 재를 꿰뚫어 꽂는 굵은 나뭇조각을 뜻한다.
- 그 외에 蠶(누에 잠) 등도 '잠'으로 읽히는 한자로 알려져 있다.
기타
'잠'과 관련하여, 누에가 허물을 벗기 전에 잠시 쉬는 상태를 뜻하는 의미에서 '잠들다'라는 표현의 유래를 찾는 견해도 존재한다. 즉 누에가 머리를 드는 모양과 사람이 베개를 받쳐 머리를 몸보다 높이 하여 자는 모습이 유사하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는 어원에 대한 하나의 가설로, 학계에서 확정된 정설로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