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아랍어: إِمَارَة جَبَل شَمَّر, Imārat Jabal Shammar)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아라비아 반도 북부 나지드 지역에 존재했던 아랍 에미르국이다. 주로 알 라시드 가문(House of Rashid, 알 라시드 왕조)이 통치했으며, 수도는 하일(Ha'il)이었다. 이 에미르국은 아라비아 반도 통일을 놓고 이웃한 알 사우드 가문의 네지드 아미르국(후일 사우디 술탄국, 사우디 아라비아 왕국으로 발전)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역사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1836년 압둘라 이븐 알리 알 라시드(Abdullah ibn Ali Al Rashid)에 의해 설립되었다. 알 라시드 가문은 나지드 지역의 유력 부족인 샴마르 부족 출신으로, 사우디 가문의 제2차 사우디 국가(네지드 아미르국)에 대항하여 독립적인 세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사우디 가문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으나, 점차 독자적인 세력을 강화하며 19세기 후반에는 아라비아 반도의 주요 강국 중 하나로 성장했다.
전성기: 무함마드 이븐 압둘라 알 라시드(Muhammad ibn Abdullah Al Rashid, 재위 1869-1897)의 통치기에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고 영토를 확장하여, 한때 리야드까지 점령하며 사우디 가문을 쿠웨이트로 망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시기,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오스만 제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의 지원을 받았다. 이는 오스만 제국이 아라비아 반도 내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영국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쇠퇴와 멸망: 20세기 초,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Abdulaziz ibn Saud)가 이끄는 사우디 가문이 쿠웨이트에서 돌아와 세력을 재건하기 시작하면서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다시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1902년, 압둘아지즈는 리야드를 탈환하며 사우디 세력의 부활을 알렸다.
제1차 세계 대전(1914-1918) 동안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오스만 제국과 중앙 동맹국 편에 서서 싸웠다. 반면,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는 영국과 연합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아랍 반란군을 지지했다. 전쟁의 결과 오스만 제국이 패망하면서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주요 지원 세력을 잃게 되었다.
결국 1921년,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가 이끄는 이크완(Ikhwan) 군대는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의 수도 하일을 포위 공격하여 함락시켰다. 이로써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멸망하였고, 그 영토는 사우디 술탄국(훗날 사우디 아라비아 왕국)에 편입되었다.
통치자
알 라시드 가문의 주요 통치자들은 다음과 같다:
- 압둘라 이븐 알리 알 라시드 (Abdullah ibn Ali Al Rashid, 재위 1836–1848): 아미르국 설립자.
- 탈랄 이븐 압둘라 알 라시드 (Talal ibn Abdullah Al Rashid, 재위 1848–1868)
- 무함마드 이븐 압둘라 알 라시드 (Muhammad ibn Abdullah Al Rashid, 재위 1869–1897): 아미르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 압둘아지즈 이븐 미탑 알 라시드 (Abdulaziz ibn Mutaib Al Rashid, 재위 1897–1906)
- 사우드 이븐 압둘아지즈 알 라시드 (Saud ibn Abdulaziz Al Rashid, 재위 1908–1920)
- 압둘라 이븐 미탑 알 라시드 (Abdullah ibn Mutaib Al Rashid, 재위 1920–1921)
- 무함마드 이븐 탈랄 알 라시드 (Muhammad ibn Talal Al Rashid, 재위 1921): 마지막 통치자.
의의
자발 샴마르 아미르국은 근대 사우디 아라비아가 탄생하기 전 아라비아 반도에서 알 사우드 가문과 세력을 다투던 주요 라이벌이었다. 그들의 역사는 아라비아 반도의 복잡한 부족 정치, 오스만 제국 및 서구 열강의 영향력, 그리고 현대 사우디 아라비아 건국 과정에서의 격동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