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학명: Cyprinus rubrofuscus; 일부 문헌에서는 Cyprinus carpio)는 잉어과(Cyprinidae)에 속하는 민물고기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학명이 Cyprinus carpio LINNAEUS로 기재되어 있으나, 최근 분류학적 연구에서는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재래종 잉어를 Cyprinus rubrofuscus로 분리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잉어를 비롯한 잉어과 어류는 잉어목(Cypriniformes)에 속한다.
형태
잉어의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측편)하며, 머리는 입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모양이다. 몸길이는 개체에 따라 크게 다르며, 성체의 경우 최소 전장 약 21.6cm에서 최대 122cm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빛은 등쪽이 감람갈색(누른빛을 띤 녹색)이고 배쪽은 흰색을 띤 밝은 색이다. 다만 맑은 물에서 서식하는 개체는 등쪽 빛깔이 검게 나타나기도 한다. 입 가장자리에는 두 쌍의 수염이 있으며, 이는 수염이 없는 붕어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활용된다. 비늘은 비교적 크고 둥글며, 옆줄을 따라 30~33개가 배열되어 있다. 어린 개체는 '발강이'라고 부른다.
분포 및 서식지
잉어는 과거에는 라오스, 베트남, 중국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러시아 연해주의 아무르강에서 베트남의 홍강까지로 그 서식 범위가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하천 중류 이하의 물살이 약한 큰 강, 웅덩이, 연못 등 바닥이 진흙으로 이루어진 환경에서 서식한다. 큰 강이나 호수에 주로 살며, 겨울에는 깊은 물속으로 이동하고 수온이 상승하면 얕은 곳으로 몰려든다. 다소 짠물이 섞인 강 어귀나 하구, 내만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생태
잉어는 부화 직후 어린 시기에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지만, 이후에는 동물성과 식물성 먹이를 함께 먹는 잡식성으로 전환된다. 자연에서는 흙 속의 작은 동물을 먹는다. 겨울철 수온이 낮을 때에는 동면을 하며 먹이를 먹지 않고, 봄에 수온이 약 15℃ 전후로 올라가면 활발히 먹이를 찾기 시작하며 25~28℃ 전후에서 가장 활발히 성장한다.
산란은 5월경부터 수온이 약 18℃로 상승하면서 시작되며, 수온 25~28℃ 사이에서 가장 활발하다. 한 산란기에 2~3회 산란하며, 아침부터 오전 사이에 물가의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산란·방정한다. 알은 동그랗고 난막이 다소 두껍고 표면에 점성물질이 있어 물체에 잘 부착하는 분리점착성이다. 알은 수온 18~22℃ 전후에서 3~6일이면 부화한다.
변이종 및 품종
잉어는 빛깔이나 비늘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변이가 있다. 색채상의 변이로는 금잉어, 적백잉어, 오색잉어, 삼색잉어 등이 있으며, 비늘의 차이로는 가죽잉어, 거울잉어 등의 변종이 있다. 일본의 비단잉어는 동아시아 재래종 잉어(Cyprinus rubrofuscus)를 개량한 품종으로 추정되며, 이는 Cyprinus carpio의 원 서식지가 동유럽과 카스피해 부근이라는 점과, 중국 대륙에 서식하는 잉어에서 홍잉어와 같은 변이종이 잘 출현하는 점을 근거로 한다.
인간과의 관계
잉어는 담수어류의 대표종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지에서 오랫동안 양식되어 온 어류이다. 잉어는 인류가 양식한 어류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원전 약 500년경 저술된 중국의 『양어경(養魚經)』에 잉어 사육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낚시 대상 어종으로 인기가 높고, 자양식품 또는 준약용으로 귀하게 여겨져 왔다. 잉어는 아미노산 균형이 좋은 단백질과 높은 비율의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진 지질을 함유하고 있다. 한국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전어지(佃漁志)』 등 고문헌에서도 잉어의 형태와 빛깔에 관한 기록이 확인된다.
한편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잉어를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생물로 취급하기도 한다. 먹이를 찾기 위해 바닥을 파는 습성 때문에 진흙을 부유시켜 물을 탁하게 하고, 부유된 진흙이 수중식물 표면에 가라앉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잉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최소관심(LC) 등급으로 평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