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잉겔핑거 규칙

잉겔핑거 규칙(Ingelfinger rule)은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기 전에 언론을 통해 해당 연구 결과를 미리 공개하는 것을 제한하고, 이미 다른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의 중복 게재를 금지하는 규칙이다. 이 명칭은 미국의 대표적인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의 편집장이었던 프란츠 J. 잉겔핑거(Franz J. Ingelfinger)에서 유래한 동명 규칙(eponymous rule)이다.

역사

잉겔핑거 규칙은 1969년 잉겔핑거가 NEJM에 게재한 사설 "Definition of 'Sole Contribution'"을 통해 처음 공표되었다. 당시 《메디컬 월드 뉴스》(Medical World News)가 NEJM에 게재될 예정이던 논문을 사전에 요약 보도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잉겔핑거는 학술지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연구 결과가 다른 경로를 통해 사전에 공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이 규칙을 도입하였다. 원래 NEJM 자체의 정책으로 출발하였으나, 이후 여러 과학·의학 학술지로 확산되어 학술 출판계의 광범위한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한편, 유사한 정책이 1960년에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의 편집장 사무엘 거드스미트(Samuel Goudsmit)에 의해 먼저 제시된 바 있으나, 잉겔핑거 규칙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주요 내용

잉겔핑거 규칙의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 학술지에 제출된 원고의 내용이 다른 매체(타 학술지, 언론 등)를 통해 이미 발표된 바 있을 경우 해당 원고의 게재를 거절한다.
  • 학술지 심사 과정 중에도 동일한 연구 결과가 다른 곳에 제출되거나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
  • 단, 학술 대회에서 발표된 초록(abstract)과 그에 대한 언론 보도는 예외로 인정된다.

의의와 기능

이 규칙은 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의 독창성(originality)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능이 있다.

  • 중복 출판 방지: 동일한 연구 결과가 여러 학술지에 중복 게재되어 저자의 발표 실적이 부풀려지는 것을 막는다.
  • 동료 검증 체계 보호: 연구 결과가 동료 검증(peer review)을 거치기 전에 언론에 공개되어 왜곡되거나 과장되는 것을 방지한다.
  • 뉴스 엠바고(embargo) 체계 유지: 학술지가 정해진 시점에 연구 결과를 일제히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엠바고 시스템을 보호한다.

비판

잉겔핑거 규칙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 연구 결과가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공공 자금으로 수행된 연구 결과가 신속하게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 규칙의 실제 목적이 학술지의 구독 수익과 독점적 정보 공개 권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 동료 검증을 거친 연구가 그렇지 않은 연구보다 반드시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전제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현대적 변화

21세기 들어 arXiv, bioRxiv, HAL과 같은 프리프린트(preprint) 서버의 보편화와 오픈 액세스 운동의 확산에 따라, 많은 학술지들이 잉겔핑거 규칙을 완화하는 추세이다. 여러 저널에서 프리프린트 형태로 사전 공개된 연구에 대해서도 게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학술 커뮤니케이션 변화에 대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