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바르스 1세(Ilbars I, ? ~ 1518년, 재위: 1511년 ~ 1518년)는 16세기 초 화레즘(Khwarazm) 지역을 지배한 아랍샤 왕조(ʿArabšāhī) 및 히바 칸국의 창건자이다. 정식 명칭은 일바르스 칸 이븐 부래캐(Ilbārs Khan b. Buräkä)이며, 러시아어 문헌에서는 아불 만수르 일바르스 칸(Абу-л-Мансур Ильбарс-хан)으로도 표기된다.
출신과 배경
일바르스 1세는 칭기스 칸의 맏아들 주치(Jochi)의 다섯째 아들 샤이반(Shiban)의 후예인 아랍샤 이븐 풀라드(ʿArabšāh b. Fulād)의 후손이다. 부친은 야드가르 칸(Yādgār Khan)의 아들 중 한 명인 부래캐(또는 뷔르개, Buräkä/Bürgä) 술탄이다. 일바르스 1세가 속한 아랍샤 분파는 또 다른 주치계 분파인 아불하이르 왕조(Abulkhairids)와 적대적 관계에 있었으며, 이들을 지지한 우즈베크 부족들은 무함마드 샤이바니 칸의 트란스옥시아나 정복에 동참하지 않고 아랄해 북부 초원 지대에 잔류하고 있었다.
집권 과정
1510년, 사파비 왕조의 샤 이스마일 1세가 메르브 전투에서 무함마드 샤이바니를 격파한 후 화레즘 지방을 일시적으로 점령하였다. 이에 화레즘 북서부의 도시 바지르(Vazīr/Wazīr) 주민들이 사파비 점령군(키질바시)을 몰아내기 위해 일바르스와 그의 형제 발바르스(Bālbārs) 술탄을 초청하였다. 일바르스는 이 요청에 응하여 화레즘으로 진군, 1511년(이슬람력 917년) 우르겐치를 정복하고 칸으로 옹립되었다. 이후 초원에 남아 있던 아랍샤 왕조의 다른 구성원들도 일바르스에게 합류하였으며, 우즈베크인들은 화레즘 전역을 장악하고 망기슐라크 반도 및 카라쿰 사막의 튀르크멘 부족들까지 복속시켰다.
통치와 사망
일바르스 1세는 바지르를 거점으로 화레즘 지방을 통치하였다. 화레즘 측 사료에는 그의 사망 시점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사파비 측 사료인 《타리흐 에 자한아라》(Tārīḵ-e jahān-ārā)에 따르면 1518년(이슬람력 923년)에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의 사후 술탄 하지 칸(Sultan Haji Khan)이 뒤를 이었다.
역사적 의의
일바르스 1세가 창건한 아랍샤 왕조는 1511년부터 17세기 말까지 약 180년간 화레즘(히바 칸국)을 지배하였다. 이 왕조는 중앙아시아의 패권 경쟁 속에서 사파비 왕조의 남하를 저지하고 독자적인 우즈베크계 정권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참고 문헌
- Yuri Bregel, "ILBĀRS KHAN", Encyclopædia Iranica, online edition, 2012.
- Yuri Bregel, "ʿARABŠĀHĪ", Encyclopædia Iranica, online edition, 2011.
- Yuri Bregel, An Historical Atlas of Central Asia, Brill, 2003.
- Гулямов Я.Г., История орошения Хорезма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ен до наших дней, Ташкент, 1957.
- История Узбекистана, Т.3, Ташкент,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