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대포(人間大砲, human cannonball)는 사람이 캐넌(cannon)의 포환(캐넌볼) 역할을 하여 대포 형태의 장치에서 발사되는 서커스 퍼포먼스 또는 그 공연자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발사된 인간은 물리학적 계산에 따라 예측된 착지 지점에 설치된 매트나 그물, 혹은 야외 공연의 경우 수면 등에 안전하게 착지하도록 고안된다.
개념과 원리
인간대포 공연에서 사용되는 발사 장치는 실제 화약의 폭발력이 아닌 스프링이나 압축 공기의 분사를 이용하여 사람을 공중으로 발사한다. 이는 대포라기보다 투석기(catapult)에 가까운 방식으로 작동하며, 사람을 실은 발사용 원통(포신)이 대포 입구에서 정지하면서 인체만 관성에 의해 공중으로 날아가게 된다. 공연 중 화약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발사 기구와는 무관하게 시각적·청각적 효과를 위한 연출용이다.
역사
인간대포 공연의 기본적인 구상은 1870년대 초 서커스 공연가였던 윌리엄 레너드 헌트(William Leonard Hunt, 예명 "The Great Farini")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헌트는 1871년 인간 발사 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고무 스프링을 이용해 사람을 발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인간대포(human cannonball)"라는 명칭으로 공식적으로 표기된 최초의 공연은 1877년 런던 왕립 수족관(Royal Aquarium)에서 이루어졌으며, 당시 17세였던 로사 마틸다 리히터(Rossa Matilda Richter, 예명 "Zazel")가 공연자였다. 그녀는 이후 P.T. 바넘 서커스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1910년대에는 이탈리아의 일데브란도 차치니(Ildebrando Zacchini)가 압축 공기를 이용한 인간 발사 대포를 발명하여 공연을 개척했으며, 차치니 가문은 이후 링링 브라더스 서커스에 합류하여 인간대포 공연의 대표적인 가문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기록
인간대포의 최장 비행 거리 세계 기록에 대해서는 상반된 주장이 존재한다. 하나는 데이비드 스미스 주니어(David "The Bullet" Smith Jr.)가 2011년 3월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59.05m(약 193피트 8.8인치)를 기록했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아버지 데이비드 스미스 시니어(David "Cannonball" Smith Sr.)가 2002년 8월 31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61.06m(약 200피트 4인치)를 기록했다는 주장이다. 두 기록 모두 공식적인 검증 상태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위험성
인간대포 공연은 고위험 퍼포먼스로 분류된다. 기록에 따르면 30명 이상의 공연자가 이 묘기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착지가 공연에서 가장 위험한 단계로 간주되며, 2011년 4월 25일 영국 켄트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안전망의 실패로 인해 공연자가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기타 용도
인간대포의 원리는 오락용 공연 외에도 연구·군사적 목적에서 검토된 바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차치니가 스프링식 대포로 이탈리아 군인을 적진 너머로 발사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이탈리아 정부가 위험성을 이유로 거부한 사례가 있다. 또한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압축 공기로 구동되는 레일식 의자를 급정지시켜 특수부대원 등을 높은 건물 지붕으로 발사하는 기술에 관한 특허 출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유적 용법
한국어에서 '인간대포'는 문자 그대로의 서커스 공연 외에도 비유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범죄 수사 분야에서 사기 금융 계좌(대포통장)에 이름을 빌려주는 사람을 지칭할 때 '인간 대포통장'이라는 표현이 언론에서 사용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는 관용적인 비유적 용법에 해당하며, 학술적이거나 사전에 등재된 고정 용어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