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異種格鬪技)는 서로 다른 종류의 무술이나 격투기 간의 대결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특정한 하나의 격투기 종목을 가리키는 명칭이 아니다. 한자어 '이종(異種)'은 '다른 종류'를 뜻하며, 영어로는 heterogeneous combat sports bouts 또는 hybrid martial arts에 대응된다.
종합격투기와의 차이
이종격투기는 흔히 종합격투기(MMA, Mixed Martial Arts)와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나, 두 용어는 개념적으로 구분된다. 이종격투기가 서로 다른 단일 무술 간의 대결 방식(예: 복서 대 레슬러, 가라테 대 무에타이)을 가리키는 반면, 종합격투기는 복싱, 주짓수, 무에타이, 레슬링 등 여러 무술의 기술을 통합적으로 수련한 선수들 간의 경기로, 하나의 독립된 격투 스포츠로 정립되었다. 즉, 이종격투기는 종합격투기의 역사적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초기 형태로 볼 수 있으며, 현대에는 종합격투기가 별개의 스포츠로 분화되면서 두 용어는 구별되어 사용되어야 한다.
역사
이종격투기의 개념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의 판크라티온(Pankration)은 기원전 648년 제33회 올림피아드에서 도입된 종합 격투 형태로, 현대의 이종격투기 및 종합격투기와 유사한 성격을 지녔다. 이후 각 문명권에서 서로 다른 무술 간의 교류와 대결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나, 공식적인 기록은 제한적이다.
근대에 들어서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유럽等地에서 복서와 레슬러 간의 대결이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1887년과 1890년에는 그레코로만 레슬러가 복서를 상대로 승리한 기록이 있으며, 1936년에도 프로레슬러와 복서의 대결이 있었다.
현대적 의미의 이종격투전으로 널리 알려진 사례는 1976년 6월 26일 일본 도쿄무도관에서 열린 복서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와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Antonio Inoki)의 대결이다. 이 경기는 큰 관심을 모았으나, 서로의 주무기를 제한하는 규칙 문제로 인해 졸전으로 끝났으며, 이후 이종격투기 규칙 정립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3년 미국에서 출범한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초기 대회는 서로 다른 무술을 수련한 선수들이 최소한의 규칙 아래 겨루는 이종격투기적 성격이 강했다. 초대 우승자인 호이스 그레이시(Hoyce Gracie)가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앞세워 우승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선수들이 다양한 무술을 통합적으로 수련하게 되면서 UFC는 점차 종합격투기(MMA)의 형태로 발전하였고, 이종격투기는 종합격투기의 모태로서 역사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현대의 사용
현대에 와서는 종합격투기(MMA)가 하나의 독립된 스포츠로 정착하면서, 이종격투기라는 용어는 더 이상 MMA를 지칭하는 올바른 표현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언론, 포털 사이트, 대중매체에서 여전히 MMA 선수를 '이종격투기 선수'로 잘못 표기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용어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종합격투기에 대한 대중의 이해 부족과 포털 사이트의 분류 체계 미비 등에 기인한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도 일부 마이너한 형태의 이종격투기 대회(서로 다른 단일 무술 간의 대결)가 존재하기는 하나, 주류 격투 스포츠 시장에서는 종합격투기가 그 자리를 대체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