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李政文, 1941년 8월 19일 ~ )은 대한민국의 만화가이다. 명랑만화와 공상과학(SF)만화를 주로 그렸으며, 대표작으로 《심술첨지》, 《설인 알파칸》, 《철인 캉타우》 등이 있다.
생애
1941년 8월 19일 일본 제국 효고현 고베시에서 3남 1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944년 일가족과 함께 일제 강점기 조선으로 귀국하여 경성부 효자정에 정착하였다. 어린 시절 고우영 화백의 형인 고일영·고상영, 김용환·김의환 형제의 만화를 자주 읽었다. 일본에서 아버지가 양화점을 경영하여 유복한 가정이었으나, 6·25 전쟁 발발로 아버지가 귀국하지 못하면서 가세가 기울어 12세 때부터 구두닦이와 신문배달 등으로 생계를 돕기 시작했다. 이 시기 구박하던 어른들에게 앙갚음하는 상상을 하였고, 이것이 훗날 '심술' 캐릭터의 모태가 되었다.
1956년 문구점 점원으로 취직하였고, 같은 해 문구 납품업체에 채용되면서 학업을 재개하였다. 1958년 당시 인기 작가였던 김종래가 이웃에 이사 오자 흔쾌히 찾아가 만화를 배웠다.
데뷔 및 작품 활동
1959년 대중 잡지 《아리랑》의 신인 만화가 공모전에 당선되어 4컷 만화 《심술첨지》를 연재하며 등단하였다. 이후 경희대학교 상학과에 입학(1961년)하였으며, 《명랑》, 《야담과 실화》, 《새싹》, 《만화학생》, 《학원》, 《소설계》 등 여러 매체에 1컷·4컷 및 단편 만화를 연재했다.
1962년부터 군 복무 중 육군본부 정훈감실에 배치되어 창작 활동을 이어갔고, 1965년 제대 후 《새소년》지에 《설인 알파칸》을 연재하며 한국 SF 만화의 여명을 연 작가로 평가받았다. 1967년에는 《캄마소년 카르마이》, 1975년에는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철인 캉타우》, 1977년에는 《녹색별을 찾아라》 등을 연이어 발표하였다.
명랑만화 분야에서는 1972년 《심똘이와 심쑥이》, 1984년 《심통이와 심뽀》, 1985년 《스포츠서울》에 8년간 연재한 《심술통》 등 '심술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표하였다. 1990년대 이후에는 교양만화 및 교육만화를 주로 그렸다.
미래 예측 그림
1965년 한 학생 과학잡지의 요청으로 그린 《서기 2000년대 생활의 이모저모》는 영상전화, 원격 진료, 태양열 주택, 전기자동차, 로봇청소기, TV를 통한 실시간 뉴스 등 현재에 이르러 대부분 실현된 기술을 예측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5년 한국공학한림원이 창립 20주년 기념 초청장 표지에 이 그림을 사용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수상
- 1993년 제3회 한국만화문화상 저작상 수상 (작품: 《심술북》)
평가
이정문은 한국 SF 만화의 초기 개척자로서, 당시 유행하던 일본 로봇 만화와 차별화된 독창적인 설정의 《철인 캉타우》를 창조하였다. 명랑만화와 공상과학만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를 확보하였고, 60년 이상 만화 창작 활동을 이어온 원로 만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