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이슬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표면 근처의 풀이나 나뭇잎, 꽃잎, 난간, 자동차 지붕 등 노출된 물체의 표면에 응결하여 맺히는 물방울 형태의 물을 말한다. 기상학적으로는 표면 온도가 이슬점 온도 이하로 내려갈 때 수증기가 응축되어 생성되는 현상으로 분류된다.
생성 원리
이슬은 밤 사이 복사냉각에 의해 지표면이나 물체의 표면 온도가 하강하면서 형성된다. 낮 동안 가열된 지표면은 밤이 되면 적외선 복사를 통해 열을 방출하며 냉각되는데, 이때 표면 온도가 주변 공기의 이슬점 온도보다 낮아지면 공기 중의 수증기가 그 표면에서 응축되어 물방울이 형성된다.
복사냉각이 활발한 맑은 밤에 가장 잘 형성되며, 바람이 거의 없는 고요한 상태에서 이슬이 잘 맺힌다. 바람이 강하면 상층의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표면으로 이동하여 냉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풀잎·나뭇잎·꽃잎 등은 열전도율이 낮아 밤에 공기보다 더 빨리 냉각되므로 이슬이 잘 맺히는 반면, 반짝이는 금속 표면은 적외선 복사 효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이슬이 적게 맺힌다.
이슬의 분류
이슬은 수증기의 이동 방향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아래쪽으로 확산되어 형성되는 내림이슬(강로)이고, 둘째는 토양 등 지면에서 수증기가 위쪽으로 확산될 때 형성되는 증류(증산에 의한 이슬)이다.
이슬과 서리의 관계
이슬이 맺힌 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이슬이 얼게 되면 이를 언이슬(동로)이라고 한다. 한편 기온이 어는점 이하일 때 수증기가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고체(얼음 결정)로 승화하여 맺히는 현상은 서리라고 하며, 이슬과 구별된다.
측정
이슬의 양을 측정하기 위한 고전적인 장치로는 이슬계(drosometer)가 있다. 이는 인공 응축 표면의 무게 변화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슬의 실제 양은 표면의 특성에 크게 좌우되므로, 이슬계는 특정 장소의 기상학적 이슬 생성 잠재력을 추정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식물이나 토양 기둥 전체를 저울 위에 놓고 측정하는 라이시미터 방식도 활용된다.
밤 동안 맺힐 수 있는 이슬의 양은 이론적으로 최대 약 0.8mm에 달할 수 있으나, 실제 측정값은 0.5mm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연간 생성되는 이슬의 총량은 추운 기후와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에서는 약 12.7mm, 약간 습윤하고 따뜻한 기후에서는 약 76.2mm 정도로 보고된다.
중요성
대부분의 기후에서 연간 이슬의 양은 강우량과 경쟁하기에 부족하다. 그러나 건기가 긴 지역에서는 지의류나 소나무 묘목 등 적응된 식물이 이슬을 수분 공급원으로 활용한다.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주요 사막 식물이 흡수하는 수분의 거의 절반이 이슬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이슬은 식물에 해로운 균류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어 유용성 측면에서 이중적인 성격을 지닌다. 또한 건조 지역에서는 암석의 풍화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인공 수확
이슬 수확은 강우가 부족한 지역에서 물 공급을 보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국제이슬이용기구(OPUR)는 비나 안개만으로는 용수 수요를 충당할 수 없는 지역을 위해 호일 기반 이슬 응축기를 연구하고 있다. 인도의 쿠치(Kutch) 지역 해안 반건조 지대에는 10월부터 5월까지의 이슬 시즌 동안 하룻밤 평균 200리터 이상의 이슬물을 수확할 수 있는 대규모 시스템이 구축된 사례가 있다.
문화적 의미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기록에서 이슬을 '감로(甘露)', 즉 단이슬로 표현한 사례가 남아 있다. 《증보문헌비고》 등에 따르면 조선 초기부터 단종·세종 연간에 걸쳐 함경도 지역을 중심으로 "이슬의 맛이 꿀과 같이 달았다"는 기록이 다수 발견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이슬의 여신 에르사(Ersa)가 등장하며, 히브리어로 '탈(tal)'이라 불리는 이슬은 유대교에서 농업적·신학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어원
이슬의 어원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정된 단일 설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슬'은 순우리말로, 물방울을 뜻하는 고유어 계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어원적 근거는 학술적으로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